갈비사자 ‘바람이’ 청주서 딸 만난다
청주동물원, 기증받아 수용
내달 중 이주…이름 공모
앙상하게 말라서 갈비사자로 불리다 구조돼 청주동물원에서 새 이름을 얻은 수사자 ‘바람이’가 딸과 재회한다.
청주시는 부경동물원에서 강원 강릉의 쌍둥이동물원으로 옮겨진 암사자 한 마리를 청주동물원에 수용하기로 했다고 23일 밝혔다.
이 사자는 생후 5년 된 암사자로 바람이와 부경동물원의 한 암사자 사이에서 태어나 바람이 딸로 불린다. 아빠 바람이가 청주동물원으로 이송되자 부경동물원은 실외 사육장에서 지내던 새끼를 바람이가 살던 실내 사육장으로 옮겨 학대 논란을 사기도 했다.
이 사자는 당시 좁은 사육장에 갇혀 지낸 탓에 비정상적인 움직임을 반복하는 정형행동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다가 부경동물원이 폐업하면서 지난 5월 쌍둥이동물원으로 옮겨졌다.
청주시는 부경동물원이 지난해 11월 폐업한 이후 수차례 바람이 딸을 청주동물원에 수용하기 위해 노력해왔지만 번번히 무산됐다. 부경동물원 측의 소유권 주장 때문이다.
청주시 관계자는 “최근 부경동물원 대표가 바람이 딸을 청주시에 기증하기로 했다”며 “조만간 바람이 딸을 청주동물원으로 이송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청주시는 쌍둥이동물원 등과 협의를 거친 뒤 환경청의 동물이송 허가를 받아 8월 중 이 사자를 청주동물원으로 옮길 계획이다. 청주시는 새 이름을 지어주기 위한 공모도 진행한다.
김정호 청주동물원 진료사육팀장은 “실내방사장에서 적응기간을 거친 뒤 합사훈련 등을 통해 바람이와 딸의 합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청주동물원에는 사자 ‘바람이’와 곰 농장에서 구조된 반달가슴곰 ‘반이’ ‘달이’ ‘들이’를 포함, 동물 68종 295마리를 보호하고 있다. 또 야생에서 구조됐지만 자연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참매 ‘매르씨’, 오소리 ‘군밤이’, 너구리 ‘헝구리’, 붉은여우 ‘김서방’ 등이 안락사 위기를 피해 이곳에서 살고 있다.
청주동물원은 2014년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기 동물의 서식지 외 보전기관’이 됐고, 2021년에는 천연기념물 치료소, 올해는 전국 첫 환경부 거점동물원으로 지정돼 동물원 안전관리, 질병 검역, 야생동물 구조 등의 역할을 한다.
이삭 기자 isak8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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