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현장] ‘혹성탈출’ 실사판?…원숭이 점령 태국 도시 가보니
[앵커]
마치 영화 속 얘기처럼 원숭이가 점령한 인간의 도시, 물론 그만큼은 아니지만 원숭이 때문에 황폐화된 도시가 태국에 있다고 합니다.
방콕 정윤섭 특파원 연결합니다.
원숭이가 길거리를 점령했다는 도시, 직접 확인해본 현장은 어땠나요?
[기자]
네, 말씀하신 도시는 태국 중부에 있는 롭부리라는 곳입니다.
도심 한가운데 원숭이 놀이터가 있고, 이곳에서 한가롭게 노는 원숭이들 자체가 관광 상품입니다.
먹이를 받아먹는 원숭이 등 여러 볼거리들이 많은 곳이었습니다.
하지만 담장 밖으로 나가보면 사정이 다른데요.
길거리를 자유롭게 오가는 건 이해가 되지만, 운행하는 차 위에 올라타거나, 심지어 오가는 관광객들을 위협하는 장면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습니다.
[앵커]
실제로 보면 조금 무서울 것 같기도 한데, 원숭이들이 왜 그렇게 된 걸까요?
[기자]
가장 큰 원인이 굶주림입니다.
이곳에서 원숭이 먹이를 파는 노점상 얘기부터 들어보겠습니다.
[솜짜이 헝/원숭이 먹이 노점상 : "관광객이 먹이를 주면 원숭이들이 공격도 하지 않고 괜찮았어요. 굶주리기 시작하면서 먹이를 위해 싸우기 시작했죠."]
2019년 말부터 전 세계를 휩쓴 코로나19 팬데믹이 결정적이었는데요.
당시 도시 전체가 멈췄었죠.
그러다 보니 굶주린 원숭이들이 거리로 쏟아졌고, 심지어 원숭이 무리 간에 집단 난투극까지 간혹 벌어지고 있습니다.
팬데믹은 끝났지만, 여전히 거리의 원숭이들이 위협적인 존재가 돼 있는 거죠.
[앵커]
현지 주민들은 하루하루 불안할 수밖에 없겠어요?
[기자]
그렇습니다.
일단 쉽게 볼 수 있는 게 거리 건물과 가게들의 철조망들입니다.
그러다 결국 많은 가게들이 문을 닫고 떠나다 보니, 대낮에도 거리는 스산한 분위기였습니다.
현지 상인 단체 말로는 절반 이상의 가게가 문을 닫았다고 합니다.
[앵커]
상황을 계속 방치할 순 없을 것 같은데, 대책은 있는 건가요?
[기자]
각종 대책, 인간의 반격이 없었던 건 아닙니다.
우선 번식을 막기 위한 중성화 수술, 최근엔 아예 중성화 주사를 총으로 쏴서 한때 3천 마리에 이르던 개체 수 줄이기를 시도하기도 했습니다.
먹이를 미끼로 소형 우리에 들어오면 가두는 식으로 직접 포획에도 나섰습니다.
아직 큰 효과는 보지 못하고 있다는데, 이런 식의 원숭이 관련 논란이 태국 내 150여 개 도시에서 이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방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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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섭 기자 (bird2777@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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