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텃밭→트럼프 지지→다시 민주당... 실리콘밸리 표심 요동

류재민 기자 2024. 7. 23.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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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전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 /AF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에서 물러나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새롭게 부상함에 따라 실리콘밸리에서 민주당 지지 움직임이 되살아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2일 보도했다. NYT는 “실리콘밸리 테크 기업의 최고경영자와 거액 투자자들이 민주당 대선 후보에 대해 지지를 표시하고, 대규모 기부금을 약속함으로써 친(親)트럼프 바람을 잠재우는 계기가 마련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민주당의 전격적인 후보 교체가 최근 테크계 억만장자들 사이에 유행처럼 퍼지는 ‘트럼프 대세론’을 뒤집는 계기가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실제로 이날 민주당의 오래된 후원자인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공동 창업자와 비즈니스 네트워크 사이트 링크드인의 창업자 리드 호프먼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해리스의 출마를 전적으로 지지한다. 이제 승리할 시간”이라고 밝혔다.

실리콘밸리는 민주당의 ‘텃밭’이었지만, 최근 이곳을 대표하는 거물들이 대거 트럼프 쪽으로 돌아서며 이전에는 찾아볼 수 없던 생소한 기류가 흘렀다. 바이든을 비판하고 트럼프를 지지하는 소셜미디어 글을 잇달아 올리고 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세계 최대의 벤처캐피털 ‘앤드리슨 호로위츠(a16z)’의 마크 앤드리슨과 벤 호로위츠 공동 창업자 등이 대표적인 경우다. 트럼프는 자신의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로 실리콘밸리 벤처 투자자 출신의 J.D. 밴스 상원의원을 낙점해 이들의 지지에 화답하기도 했다.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실리콘밸리 핵심 인사들이 공화당 쪽으로 돌아선 것은 바이든이 임기 내내 테크 업계에 대한 규제 일변도의 정책을 펴왔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연방거래위원회(FTC)는 빅테크를 겨냥한 반(反)독점 소송을 잇달아 제기했고, 바이든 정부의 AI 규제 움직임과 세제 개편 계획 등도 테크 업계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트럼프는 지난달 10년 만에 실리콘밸리가 있는 샌프란시스코를 찾아 “가상 화폐 대통령이 되겠다”고 공언하는 등 실리콘밸리와 바이든 사이의 벌어진 틈을 집요하게 파고들어 이들의 지지를 이끌어냈다.

그러나 전향적인 태도를 보인 인사들은 일부일 뿐이고 여전히 실리콘밸리에서는 반(反)트럼프 정서가 지배적이라는 것이 NYT의 분석이다. 올해 상반기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의 정치 자금 기부 내역을 조사한 결과 여전히 민주당에 기부된 금액이 공화당보다 4배는 많았다는 것이다. NYT는 “(바이든의) TV 토론 참패 이후 도저히 민주당을 지지한다고 선언할 수 없었던 CEO나 투자자들이 후보 교체를 계기로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올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또 실리콘밸리의 구성원 중에 인도계가 많기 때문에, 모친이 인도계인 해리스가 빅테크에 전향적인 공약을 앞세운다면 지지를 어렵지 않게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해리스 부통령의 대권 주자 직행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벤처캐피털 코슬라벤처스 비노드 코슬라 창업자는 “민주당이 (후보 선출을 백지에서 시작하는) ‘개방형 전당대회’를 개최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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