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오르는 서울 아파트, 젊은층과 중장년층 모두에게 ‘뜨거운 감자’[안명숙의 차이나는 부동산 클래스]
올여름 다시 집값 논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7월21일 현재 6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계약일 기준)은 6936건으로, (거래 신고 기한이 계약 후 30일 이내라는 점을 감안하면) 월간 7000건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아직 통계가 나오지 않은 7월 거래량은 9000여건에 달할 것이라는 게 현장의 전언이다. 월간 서울 아파트 거래량 7000여건은 집값 상승세가 뜨거웠던 2019년 7월에 육박하는 수치다.
집값이 오르는 이유로는 여러 원인이 지목되고 있다. 근본적으로 일자리를 찾아 서울 등 수도권으로 집중되는 20~30대 인구는 수도권 아파트의 대기 수요를 늘리는 요인이다. 주택이라는 재화는 단기간에 많은 물량을 공급하기 어렵지만 수요는 단기 변동폭이 크다.
또한 수도권 아파트와 같이 수요가 적체되어 있는 지역은 한 번 가격이 오르기 시작하면 심리적 변동성이 가세하면서 가격 오름폭을 키우기 때문에 어느 정부에서나 주택 문제는 가장 난도가 높은 사안이었다.
더욱이 최근 몇 년간 전세사기 사건으로 수도권의 비교적 저렴한 전세 수요 흡수를 담당해온 다가구 및 다세대 주택을 기피하는 경향이 커지면서 아파트 중심 전세 수요가 급증해 수도권 아파트 전세 가격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4만가구 이상의 수도권 공공택지를 포함한 사전청약 82개 단지의 본청약이 연기 등 차질을 빚으면서 전셋값 상승 압력을 키워 주택 공급 부족으로 인한 심리적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주택 공급과 관련해 정부는 최근 3기 신도시를 포함해 2029년까지 수도권에 총 23만6000가구를 분양하고 올해 하반기 그린벨트를 풀어 수도권 신규 택지도 2만가구 이상 추가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또한 입주물량도 올해 3만8000가구, 내년 4만8000가구가 예정되어 있어 향후 2년간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지난 10년간 평균치를 웃도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 수치가 적당한지에 대한 여부는 차치하고, 수도권 주택시장에서는 거래가 늘면서 매매가격이 상승 추세로 돌아섰고 매도 매물이 감소하고 있다. 서울 아파트 전세 물량도 입주 물량이 많은 강동구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전반적으로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매매 및 전세 가격 모두 오름세로 돌아선 것이 아닌지 수요자들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통계청의 주택소유통계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우리나라 주택 소유자 1530만9000명 중 50·60대가 47.3%를 차지라고 있다. 이에 비춰 보면, 50대 이상 중장년층이 주택의 절반 이상을 소유한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은퇴를 준비하는 고령층은 전체 자산 중 부동산 비중이 80%를 넘는다. 쓸 돈이 부족해도 아파트를 팔지 못한다. 아파트 가격 상승기를 겪어본 중장년 세대는 향후 자산을 늘릴 기회가 적어질수록 입지가 좋은 곳, 즉 똘똘한 아파트를 처분하기 어려워진다.
가격이 너무 올라 상대적 박탈감이 큰 젊은 세대와 앞으로도 집값이 계속 오를까봐 팔지 못하는 중장년층 모두에게 서울 아파트는 여전히 ‘뜨거운 감자’와 같다. 시간이 지나도, 정권이 바뀌어도 주택 가격 안정이 1순위 과제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안명숙 루센트블록 총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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