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민의힘 한동훈호 출범…‘변화’로 망가진 보수 살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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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새 대표로 선출됐다.
최고위원은 장동혁·김재원·인요한·김민전·진종오(청년최고위원) 후보가 뽑혔다.
나경원·원희룡·윤상현 후보와 한 대표가 네거티브도 모자라 색깔론과 육탄전으로 서로를 상처 냈기 때문이다.
초반에는 한 대표가 제안한 '제3자 추천 해병대 특별검사법'을 두고 다른 후보들이 '배신자'라고 포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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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파 갈등·당정관계 등 숙제 산더미
어제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새 대표로 선출됐다. 한 후보는 62.8%를 득표해 4명의 후보 중 과반으로 1위를 차지했다. 최고위원은 장동혁·김재원·인요한·김민전·진종오(청년최고위원) 후보가 뽑혔다. 미래 권력인 ‘한동훈호’ 출범으로 윤석열 대통령과 집권당의 관계는 긴장 모드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나경원·원희룡·윤상현 후보와 한 대표가 네거티브도 모자라 색깔론과 육탄전으로 서로를 상처 냈기 때문이다. “분당은 불가피하다”거나 “보수 궤멸의 전주곡이 울렸다”는 전망이 나올 정도다. 총선에서 국민 심판을 받은 이유를 성찰하고 민생 정책을 토론하는 후보는 없었다.
한 달간의 당권 레이스는 역대 최악의 폭로·비방전으로 얼룩졌다. 초반에는 한 대표가 제안한 ‘제3자 추천 해병대 특별검사법’을 두고 다른 후보들이 ‘배신자’라고 포문을 열었다.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한 대표에게 보낸 ‘명품백 사과 문자’는 당무 개입과 국정 농단 파동으로 확산했다. 김 여사 문자에는 ‘내가 댓글팀을 활용해 한 후보를 비방한다는 얘기가 있다’는 내용까지 포함돼 있다. “김 여사가 여론을 조작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커지자 한 친윤계 인사는 한 대표가 법무장관 시절 ‘여론조성팀’을 운영했다고 폭로했다. 여당 스스로 자폭하면서 사법리스크를 키운 것이다.
당권 경쟁 과정에서 제기된 의혹은 이것만이 아니다. 한 대표는 방송토론회에서 법무장관 시절 나 후보가 ‘패스트트랙 사건’ 공소 취소를 요청했다고 주장해 파문을 일으켰다. 형사재판 공소 취하를 부정하게 청탁했다면 수사를 받을 수 있는데도 상대 약점을 폭로한 것이다. 공격 빌미를 잡은 더불어민주당은 댓글 부대 의혹 규명을 위한 태스크포스를 구성했다. 당권 다툼에 매몰된 후보들이 자초한 일이다. 국가적 위기인 저출생·고령화와 민생·경제 위기 해법을 설득력 있게 제시한 후보는 없었다. 당원 투표율이 48.51%로 지난해 3차 전당대회 투표율(55.1%)보다 6.59%포인트 하락한 이유도 당권주자들이 비전 경쟁보다 이전투구에 매몰된 영향이 크다.
신임 한 대표는 이날 수락연설에서 변화와 미래를 키워드로 당내 화합과 정치 개혁, 혁신, 외연 확장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법무장관에서 당 비대위원장으로 정치에 뛰어든 그다. 윤 대통령과 총선 패배 책임을 나눠진 그의 정치력은 미지수다. 그의 앞에 놓인 숙제는 산더미다. 당장 도 넘은 비방전으로 사분오열된 계파 갈등을 수습하고 수직적 당정관계를 수평적으로 재정립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전당대회 과정에서 불거진 사법리스크까지 감당해야 한다. 채 해병 특검안을 어떻게 다루느냐는 당정관계의 시금석이다. 한 대표가 집권당을 제대로 이끌지 못하고, 한편으로 대통령실과 계속 대립한다면 윤 대통령이 탈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집권당이 망가진 보수 정치를 계속 방치하면 국민은 108석도 너무 많다고 할 것이다. 민심은 냉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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