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동훈 대표 일성 “민심”, ‘용산 출장소’ 오명부터 벗어야

한겨레 2024. 7. 23.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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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새 당대표로 한동훈 후보가 당선됐다.

한 후보는 23일 열린 전당대회에서 62.8%의 압도적 득표율로 결선 투표 없이 당대표에 올랐다.

결과적으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한 대표 당선을 막기 위해 사실상 개입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정황이 뚜렷했지만, 표심을 바꾸진 못했다.

한 대표가 당선 수락 연설에서 "당원과 국민이 명령한 변화 첫번째는 민심과 국민의 눈높이에 반응하는 것"이라며 "생산적인 당정 관계"를 강조한 것은 긍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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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한동훈 신임 당 대표가 23일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제4차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로 선출된 뒤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국민의힘 새 당대표로 한동훈 후보가 당선됐다. 한 후보는 23일 열린 전당대회에서 62.8%의 압도적 득표율로 결선 투표 없이 당대표에 올랐다.

한 신임 대표는 경선 기간 내내 국민의힘 지지층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60% 안팎 지지율을 기록했다. 제3자 추천 방식의 채 상병 특검법 추진을 공약한 뒤 ‘배신자’ 논란에 휩싸였고, ‘김건희 문자’ 무시 논란과 댓글팀 운용 논란, 패스트트랙 공소 취소 청탁 공개 논란 등도 잇따랐다. 이 과정에서 이른바 ‘윤심’을 대리하는 원희룡 후보와 한 후보 지지층 간 갈등이 격화하며 난투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승패를 떠나 여당 전체의 엄중한 반성이 필요한 대목이다. 결과적으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한 대표 당선을 막기 위해 사실상 개입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정황이 뚜렷했지만, 표심을 바꾸진 못했다.

이렇게 된 데는 윤 대통령에게 맹종하는 여당의 체질을 바꾸지 않고서는 여권 전체의 공멸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지층의 위기의식이 강하게 작용했다고 할 수 있다. 윤 대통령은 총선 참패 이후에도 국정 기조 전환에 나서기는커녕, 채 상병 특검법에 또 거부권을 쓰는 등 민심과 거꾸로 가는 독단과 고집불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런데도 여당이 끽소리도 못 내고 이전과 똑같이 용산 출장소 노릇에 머물러서야 미래를 기약할 수 없다. 이미 전체 민심은 윤 대통령에 대한 기대를 상당 부분 접은 상황이다. 한 대표는 무엇보다 이 점을 깊이 새겨야 한다.

한 대표가 당선 수락 연설에서 “당원과 국민이 명령한 변화 첫번째는 민심과 국민의 눈높이에 반응하는 것”이라며 “생산적인 당정 관계”를 강조한 것은 긍정적이다. 다만 중요한 건 말보다 실천이다. 당장 채 상병 특검법과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대한 여당의 전향적 조처를 내놓을 수 있을지를 국민들은 눈여겨볼 것이다.

민생을 살리기 위한 국정 기조 전환과 야당과의 협력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전대에 참석해 “거대 야당은 정쟁에 몰두하고 있다”며 “여소야대 상황을 이겨내려면 당정이 원팀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무책임하게 아직도 야당 탓만 한다. 한 대표도 “윤 정부는 이미 유능하다”며 국민을 “더 설득해 사랑을 받겠다”며 표피적 변화를 앞세운 것은 실망스럽다. ‘댓글팀 의혹’ 등은 전대가 끝났다고 덮고 넘어갈 사안이 아니라는 점은 한 대표가 누구보다 잘 알 것이다. 소상히 해명하고 수사에도 당당히 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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