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MS·우애플`...AI 생태계 중심에 선 오픈AI
<오픈AI의 주요 협력 관계>
글로벌 시가총액 1, 2등을 다투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애플을 좌우에 두고, 시총 3등이자 한때 시총 1등이었던 엔비디아와 운명적인 공생관계를 걸어가는 기업이 있다.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의 주인공 오픈AI다.
2015년 12월 설립돼 10년이 채 안 된 오픈AI는 사람들의 일상과 산업의 작동방식을 바꿔놓으며 AI 시대 일약 스타 기업으로 부상했다. 이 회사의 됨됨이와 가능성을 알아본 글로벌 거대 기업들은 수십년간 완성해온 독자 생태계의 문을 기꺼이 열고, 거액의 투자 보따리를 풀어놓으며 '오픈AI 맞이'에 여념이 없다. 오픈AI는 현재 글로벌 AI 네트워크의 최정점에 있는 기업이다. 엔비디아가 반도체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로 철옹성의 입지를 굳혔다면, 오픈AI는 훨씬 다채로운 공조와 협업모델을 만들어내며 AI 생태계의 토양을 풍부하게 만들고 있다.
오픈AI는 코로나19 엔데믹으로 접어들던 2022년 11월 생성형AI '챗GPT'를 내놓으며 전세계를 충격에 빠트렸다. 대형언어모델(LLM)의 본격적인 활용을 이끌어낸 오픈AI는 글로벌 빅테크들의 구애 속에 AI업계의 리더로 자리매김했다.
현재 오픈AI와 떼려야 뗄 수 없는 파트너는 MS다. 지난해 초 오픈AI에 100억달러 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다년간의 파트너십 연장을 체결했다. 앞서 2019년과 2021년에 맺었던 파트너십까지 합하면 총투자규모는 130억달러에 달한다.
이로써 MS는 오픈AI 영리회사(오픈AI 글로벌 LLC)의 지분 49%를 확보했을 뿐 아니라 오픈AI가 개발한 AI모델을 클라우드 서비스 중 독점 공급할 수 있는 권리를 얻었다. 이 '애저 오픈AI 서비스'를 중심으로 MS 애저 클라우드는 클라우드서비스제공사(CSP) 선두주자인 아마존웹서비스(AWS)를 추격하고 있다. 시너지리서치그룹에 따르면 올 1분기 기준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AWS 31%, MS 25%로 격차가 좁혀졌다. 다만 최근 벌어진 IT대란으로 애저의 상승세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또한 MS는 오픈AI AI모델을 활용해 구글의 검색시장 왕좌에 도전하는 한편, 자사가 선도하는 생산성·협업도구에도 '코파일럿'을 붙여 구글 등 도전자들에 맞서고 있다. 이에 오픈AI가 MS로부터 지원받는 컴퓨팅 자원 규모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양사는 오라클과 파트너십을 맺어 클라우드 인프라를 빌렸고, 나아가 2028년까지 1000억달러를 들여 현존 최고수준 시설의 100배 이상 규모 AI데이터센터를 짓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도 추진 중으로 알려졌다.
MS가 오픈AI에 힘입어 한때 탈환했던 미국 시가총액 1위는 그전에도 상당 기간 애플의 자리였다. 최근 애플은 10년간 준비해온 전기차도 접은 채 AI에 힘을 주고 있다. AI분야에서 한발 뒤처졌다고 평가돼 왔지만, 독자노선을 철회하고 오픈AI와 손잡음으로써 반전을 꾀하고 있다. 강력한 애플 생태계와 오픈AI의 기술이 만나 어떤 폭발력을 가질 지 주목된다.
애플은 지난달 자사 연례행사인 '세계개발자회의(WWDC) 2024'를 통해 자체 AI시스템인 '애플 인텔리전스'를 발표했다. iOS 등 자사 운영체제를 중심으로 온디바이스AI 기능을 아이폰 등에 심는 게 골자다. 특히 가상비서 '시리'가 오픈AI의 최신모델인 GPT-4o 기반으로 구동될 수 있도록 연내에 기능을 통합하기로 했다. 10여년 만에 생성형AI 기술을 외부에서 수혈함으로써 'AI 지각생'에서 '다크호스'로 변신할 지 관심이 쏠린다.
오픈AI와 애플의 파트너십에서 눈길을 끄는 부분은 금전적인 거래가 아니라는 점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애플은 해당 파트너십과 관련해 오픈AI에 대가를 지불하지 않았다. 오픈AI가 폐쇄적인 애플 생태계에 진입해 수억 개의 기기에 자사 AI 기술을 적용하고 데이터도 확보하는 기회를 얻는 데 중점을 두고 내린 결정으로 풀이된다. 오픈AI는 장차 이용자 저변과 수익 확대를, 애플은 시급한 AI 기술 역량 강화를 노리고 손을 맞잡은 셈이다.
오픈AI에 또 하나의 주요 파트너가 될 수 있는 곳은 브로드컴이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IT매체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오픈AI는 구글 신경망처리장치(TPU) 개발을 맡았던 직원들을 고용, 이들을 중심으로 브로드컴과 함께 자체 AI반도체 설계를 위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세계를 놀라게 했던 7조달러 펀딩 추진 소식은 당사자인 샘 올트먼 CEO가 부인했지만, 그가 AI인프라 투자유치 관련해 소프트뱅크 및 아랍에미리트(UAE) 측과 만났던 것은 사실이다.
오픈AI의 이런 행보는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당장의 AI인프라 관련 병목을 해결하면서 이 시장을 장악한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는 의도로 평가된다. 때문에 AI반도체 개발 파트너로 브로드컴을 낙점한다면 자사 AI모델 최적화를 포함해 긴밀한 파트너십을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 해당 AI반도체 제조를 맡을 곳으로는 충분한 생산량을 전제로 올트먼 CEO와 대화를 나눈 적 있는 TSMC가 우선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디인포메이션의 소식통은 오픈AI가 자체 AI반도체 설계를 브로드컴 같은 미국 회사에 맡길 공산이 높으며, 성능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패키징과 함께 고대역폭메모리(HBM)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올트먼 CEO는 올해 초 삼성전자 및 SK하이닉스와 만나 관련 논의를 갖기도 했다. 다만 오픈AI의 자체 개발 AI반도체는 아직 설계 시작도 안 했으므로 빨라야 2026년에나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된다.팽동현기자 dhp@dt.co.kr
기업 | 협력 내용 |
MS | 오픈AI에 130억달러 투자, 애저·빙·윈도우·M365 등에 오픈AI 기반 '코파일럿' 적용. |
애플 | 오픈AI와 애플 인텔리전스 관련 파트너십, 음성비서 '시리'에 챗GPT-4o 연내 통합. |
폭스바겐 |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오픈AI 챗GPT 기반 'IDA 음성 어시스턴트' 도입. |
피겨AI | 오픈AI로부터 투자받은 로봇 스타트업, 오픈AI와 협업해 휴머노이드 '피겨01' 개발. |
브로드컴 | 오픈AI 자체 AI반도체 개발 관련 논의 진행 중. |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심슨 가족`의 예언…24년 전 예측한 해리스 대권도전 `소름`
- "성적 접근 거부하자 박사학위 취득 막겠다 협박"…명문대 여대생, 폭로 영상에 `발칵`
- 파리 한복판서 20대 여성 `집단 성폭행`…올림픽 앞둔 프랑스, 보안 비상
- 또래 여성에 가스라이팅 강아지 배설물까지 먹인 20대 여성
- "뒤차가 박았는데, 운전자가 이상해요"…심폐소생술로 구한 경찰
- [트럼프 2기 시동]트럼프 파격 인사… 뉴스앵커 국방장관, 머스크 정부효율위 수장
- 거세지는 ‘얼죽신’ 돌풍… 서울 신축 품귀현상 심화
- 흘러내리는 은행 예·적금 금리… `리딩뱅크`도 가세
- 미국서 자리 굳힌 SK바이오팜, `뇌전증약` 아시아 공략 채비 마쳤다
- 한화, 군함 앞세워 세계 최대 `美 방산시장` 확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