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트럼프 타입 잘 안다”… 검사 경력 내세워 ‘공격수 모드’ [美 대선]
“민주당 단결시키고 선거에서 이길 것”
자신 경력 부각 트럼프 범죄 의혹 공격
낙태권·법치주의 등 앞세워 표심 잡기
가디언 “낙태 문제 대선 최대 이슈 부상”
할리우드 스타들 지지 동참도 이어져
오바마 침묵에 일각 “중립 지키려 신중”
트럼프 vs 해리스 11월5일(현지시간) 치러지는 미국 대통령 선거의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일 미시간주 그랜드래피즈에서 유세 연설을 하고 있다(왼쪽 사진). 오른쪽은 민주당 대선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22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우승팀 축하 행사에 참석한 모습. 그랜드래피즈·워싱턴=AFP연합뉴스 |
특히 자신이 검사 시절 성추행 사건을 전담했다고 소개하고 “나는 트럼프 같은 타입을 잘 안다”면서 “이번 선거운동에서 나는 자랑스럽게 내 경력을 그의 경력에 맞서 부각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성추문 입막음 의혹과 관련해 9월 선고를 앞둔 만큼 자신의 검사 및 판사 경력 등을 부각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범죄 의혹에 집중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해리스 부통령은 지방검사 시절 부패 사범들을 단죄했다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석유 산업 로비스트들에게 선거 자금 기부를 요구한 사실을 소개하기도 했다.
영국 가디언은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 후보로 나서면서 낙태 문제가 이번 대선의 최대 이슈 중 하나로 부상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 선언이 이루어진 지 몇 시간 만에 여성 낙태권을 찬성하는 여성 정치인 후보자를 지원하는 정치단체 ‘에밀리리스트’ 등이 해리스 부통령 공식 지지를 선언하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을 강력 비판해온 원로배우 로버트 드니로는 이날 성명에서 “기민한 정치와 이타적인 애국심의 행동으로 조 바이든은 민주당의 재집권을 위한 길을 열어주려 물러났다”고 평가했다. ‘그레이 아나토미’ 등으로 유명한 작가이자 프로듀서 숀다 라임스는 “나는 2016년 해리스가 상원의원에 출마했을 때 지지했고, 부통령으로 나왔을 때도 그랬으며, 오늘도 그녀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내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해리스 부통령 지지 선언이 나오지 않고 있는 데 대한 우려도 나온다. 다만 NYT 등 일부 매체는 대선 후보로 해리스 부통령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오바마 전 대통령이 중립을 지키기 위해 나서지 않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NYT는 오바마 전 대통령 측근의 말을 인용해 “(오바마는 자신의 역할을) 후보가 결정되면 당을 빠르게 통합하는 것을 돕는 것으로 여긴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 후보로 급부상하면서 ‘밈’(meme: 온라인에서 유행하는 사진이나 영상)도 유행하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지난해 5월 백악관 연설에서 자신의 어머니가 “너희 젊은이들은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다. 코코넛 나무에서 갑자기 떨어진 것 같니”라고 말한다며 호탕하게 웃었는데 그 장면이 밈으로 만들어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퍼지고 있다.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서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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