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시즌2’는 어려워졌다”…‘한동훈 최고위’ 親韓 2인 vs 親尹 3인

친한계 장동혁‧진종오 선출…박정훈은 탈락
친윤계 김재원‧인요한‧김민전 지도부 입성

(시사저널=박나영 기자)

국민의힘 한동훈 당대표 당선자가 23일 오후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에서 당기 인수 후 최고위원 당선자들과 기념촬영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인요한·김민전·장동혁 최고위원. 한동훈 당대표. 김재원 최고위원, 진종오 청년최고위원. @연합뉴스

23일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당대표로 선출됐다. 한동훈 신임 당대표와 호흡을 맞출 최고위원에는 장동혁, 김재원, 인요한, 김민전 의원이, 청년최고위원에는 진종오 의원이 선출됐다. 친한(親한동훈)계 박정훈 후보가 탈락함에 따라 국민의힘 선출직 지도부는 친한 2인, 친윤(親윤석열)계 3인으로 구성됐다.

한 대표는 이날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62.84%(32만702표) 득표율로 원희룡 후보(18.85%‧9만6177표), 나경원 후보(14.58%‧7만4419표), 윤상현 후보(3.73%‧1만9051표)를 제치고 당선됐다.

'친한 대 친윤' 구도로 팽팽한 경쟁을 이어온 최고위원 자리에는 친한계 장동혁, 진종오 의원, 친윤계 김재원, 인요한, 김민전 의원이 당선됐다. 5명의 선출직 최고위원 중 2명 이상을 우군(友軍)으로 확보해야 하는 한 대표 입장에서는 선방했다는 분석이다. 2022년 이준석 전 대표 사퇴 갈등 후 국민의힘 당헌‧당규에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중 4명 이상이 사퇴하면 지도부를 자동 해산한다"는 규정이 신설됐다. 친한계 최고위원이 2명 당선됨으로써 일각에서 제기된 '김옥균 프로젝트'의 현실화 가능성은 어려워진 것으로 보인다. 김옥균 프로젝트는 갑신정변이 3일 만에 실패한 것처럼 한 대표가 조기에 축출되는 시나리오로 전당대회 전 여의도에서 돌던 루머다.

국민의힘 장동혁 최고위원이 23일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제4차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으로 선출된 뒤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득표율 20.61%로 1위를 차지한 장동혁 최고위원은 판사 출신 재선 국회의원이자 당내 대표적 친한계 의원이다. 지난해 연말 출범한 한동훈 비대위 체제에서 초선 의원으로는 이례적으로 사무총장에 발탁돼 4·10 총선 공천 실무를 주도한 것을 계기로 당내에서 '한동훈 최측근'으로 분류되기 시작했다. 지난 1월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충남도당 신년인사회에서 한 의원을 '소울메이트'라고 일컫기도 했다.

득표율 18.70%로 2위에 오른 김재원 최고위원은 대구·경북(TK) 지역에서만 3선 의원을 지낸 자칭 '보수 최강 공격수'다. 윤석열 대통령이 2018년 서울중앙지검장으로서 적폐 청산 수사를 이끌 때 기소됐다. 하지만 이런 '악연'에도 2021년 전당대회 때 최고위원에 출마하며 윤 대통령의 대선 후보 영입을 공약해 주목받았다. 이후 대선 정국을 거치며 '친윤계'로 입지를 다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이 23일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제4차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으로 선출된 뒤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인요한 최고위원이 23일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제4차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으로 선출된 뒤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인요한 최고위원은 득표율 17.46%로 3위를 차지했다. 그는 '대한민국 1호 특별귀화자' 출신으로 지난해 집권 여당의 내부 혁신 작업을 이끌었던 비례대표 초선 의원이다. 지난해 김기현 대표 재임 시절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으로 임명돼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한 징계 해제, 지도부·중진·친윤 인사들의 총선 불출마 또는 험지 출마 등을 지도부에 요구했다. 지난 총선에서 비례대표 공천에 신청해 8번 순번을 받아 당선됐다.

유일한 여성 출마자인 김민전 최고위원(득표율 15.09%)은 20대 대선 국민의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지낸 비례대표 초선의원이다. 각종 시사 프로그램 패널로 자주 출연해 보수 진영을 대변하는 '스피커' 역할을 해왔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 이후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산하 국민통합위원회 정치분과 위원으로 활동했다. 이후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 정치·지역분과위원장을 맡았다. 지난 국민의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후보 9번을 받아 국회에 입성했다.

만 45세 미만 청년들끼리 경쟁하는 청년최고위원에는 진종오 청년최고위원은 올림픽 금메달만 4개를 따내는 등 오랜동안 '사격 황제' 불려온 비례대표 초선 의원이다. 2024 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 공동조직위원장을 지내고 대한체육회 이사로 활동하다 지난 2월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에 의해 총선 인재로 영입됐고, 지난 총선에서 비례정당인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후보 4번을 받아 당선됐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한 대표의 '러닝메이트'로 청년최고위원에 출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