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총장 패싱·항의 사표, 이럴 거면 차라리 ‘용산’ 지휘 받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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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검 '김건희 명품 백' 수사팀 검사가 이원석 검찰총장의 진상조사 지시에 반발해 사표를 냈다.
이원석 총장이 '검찰총장 패싱' 논란과 관련해 진상조사를 지시한 것에 대한 항의성 사표라 한다.
사표를 낸 검사는 지난 5월 이 총장 지시에 따라 구성된 명품 백 수사팀에 파견된 검사다.
이 총장이 수사팀에 '성역 없이 수사하라'고 누차 강조한 사실을 잘 알고 있었을 텐데도 이창수 지검장 등 서울중앙지검 지휘부와 함께 검찰총장을 따돌리는 데 가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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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검 ‘김건희 명품 백’ 수사팀 검사가 이원석 검찰총장의 진상조사 지시에 반발해 사표를 냈다. 이원석 총장이 ‘검찰총장 패싱’ 논란과 관련해 진상조사를 지시한 것에 대한 항의성 사표라 한다. 일선 검사들이 검찰총장을 제치고 용산과 ‘직거래’를 한 것은 검찰의 존립 기반을 뒤흔드는 자해 행위에 가깝다. 반성을 해도 시원찮을 판에 검찰총장에게 내가 뭘 잘못했느냐고 하는 모양새다. 검찰이 일반 국민들의 생각과는 얼마나 동떨어져 있는지 알게 해준다.
사표를 낸 검사는 지난 5월 이 총장 지시에 따라 구성된 명품 백 수사팀에 파견된 검사다. 이 총장이 수사팀에 ‘성역 없이 수사하라’고 누차 강조한 사실을 잘 알고 있었을 텐데도 이창수 지검장 등 서울중앙지검 지휘부와 함께 검찰총장을 따돌리는 데 가담했다. ‘친윤’ 간부들의 부당한 지시에 저항은 못 할망정 부끄러운 줄은 알아야 하는 거 아닌가. 오히려 그는 대검의 진상조사 소식을 듣고 ‘열심히 수사한 것밖에 없는데, 감찰 대상이라니 화가 나고 회의감이 든다’며 반발했다고 한다.
수사팀은 지난 정권 때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 검찰총장의 지휘를 배제했기 때문에 사전 보고를 안 하는 게 맞다고 주장한다. 궁색한 변명이다. 당시에는 김건희 여사의 남편인 윤석열 검찰총장의 이해충돌 문제가 있어서 수사 지휘에서 배제된 것이다. 총장도 바뀌고 정권도 바뀐 지금, 전 정권 때 내려진 조처를 총장 패싱 근거로 삼는 것은 이 총장 말대로 ‘졸렬하기’ 짝이 없다.
이런 상황은 지난 5월 이원석 총장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명품 백 수사 지휘부가 교체됐을 때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핵심 ‘친윤’으로 분류되는 이창수 지검장에서부터 차장과 부장, 수사 검사들까지 모두 한통속이 돼 검찰총장을 따돌렸다.
과거 검찰 내부 갈등은 주로 정권의 수사 외압을 막아주지 못하는 검찰 수뇌부에 일선 검사들이 반발하면서 일어났다. 이번에는 일선 수사팀이 먼저 원칙을 허물고 정권과 내통해 ‘성역 있는 조사’를 자처했다는 점에서 어이가 없다. 검찰이 이 정도 수준까지 떨어진 것이다.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검찰 내부 게시판을 뜨겁게 달궜던 일선 검사들도 이 사안에는 이상할 정도로 침묵을 지킨다. ‘선택적 분노’다. 불과 몇주 전 야당의 검사 탄핵 추진에 반발해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높인 그 검사들이 맞나 싶다. 이럴 거면 검찰은 앞으로 대통령실로부터 직접 수사 지휘를 받는 게 어떻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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