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숙인 '벤처 신화' 카카오 경영시계 스톱

고민서 기자(esms46@mk.co.kr), 박동환 기자(zacky@mk.co.kr) 2024. 7. 23.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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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경영쇄신위원장(CA협의체 공동의장)이 23일 전격 구속되면서 국내 정보기술(IT) 기업이 밀집한 경기도 판교 일대에 극도의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잇단 인수·합병(M&A)으로 성장 가도를 달렸지만 과도한 문어발식 확장에 대한 경고음이 커지더니 결국 총수 구속이라는 최악의 사태에 직면한 카카오는 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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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창업자 전격 구속
SM엔터 시세조종 혐의
사법리스크에 신사업 발목
AI서비스 연내출시 불투명
IT업계 투자 위축 우려도

◆ 카카오 김범수 구속 ◆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경영쇄신위원장(CA협의체 공동의장)이 23일 전격 구속되면서 국내 정보기술(IT) 기업이 밀집한 경기도 판교 일대에 극도의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잇단 인수·합병(M&A)으로 성장 가도를 달렸지만 과도한 문어발식 확장에 대한 경고음이 커지더니 결국 총수 구속이라는 최악의 사태에 직면한 카카오는 비상이다. IT업계는 인공지능(AI) 등 신규 사업에 과감한 투자가 시급한 시기에 카카오의 오너 리스크가 업계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지 우려하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시세 조종 개입 혐의를 받는 김 위원장은 IT 벤처의 신화와 같은 인물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현재 상황이 안타깝다"면서도 "일단 정신아 CA협의체 공동의장을 중심으로 경영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IT업계에서는 카카오가 추진하는 주요 쇄신 작업과 경영 로드맵 추진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남부지법 한정석 부장판사는 이날 새벽 1시께 김 위원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증거를 인멸할 염려와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지난 22일 오후 심문이 시작된 지 11시간 만에 이뤄진 전격적인 구속 결정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2월 카카오가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인수전에서 경쟁자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사모펀드 운영사 원아시아파트너스와 공모하고 2400억여 원을 투입해 SM의 주가를 하이브 공개매수가인 12만원보다 높게 만들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최장 20일인 구속 기간에 김 위원장을 상대로 구체적인 시세 조종 지시·관여 여부 등을 집중 수사한 뒤 기소한다는 방침이다. 향후 법원의 판단에 따라 카카오의 지배구조 개편 등 향방에 상당한 후폭풍이 예상된다. IT업계에선 김 위원장 구속을 계기로 IT업계의 성장 욕구가 꺾이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카카오는 SM엔터 사태로 그룹이 전방위적 압박을 받기 시작하자 추가 M&A 등 사업 확장을 잠정 중단했다. 또 AI와 클라우드 부문 투자도 주춤할 전망이다. 카카오는 올해 AI에만 1500억원을 투자해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한다는 방침이었다.

김 위원장은 앞서 내부 직원들을 향해 "AI 서비스야말로 우리가 성장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카드"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 구속으로 카카오톡 등에 탑재되는 AI 서비스의 연내 출시가 불투명해졌다. IT업계 전반에 투자위축도 우려된다.

[고민서 기자 / 박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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