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효상 리더의 오판] 해결사에 대한 환상
편애를 통찰력이라 착각
조직을 갈등으로 이끌어
이러한 인지편향은 모든 조직에서도 빈번하게 나타난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탁월한 업무성과를 거두는 해결사가 존재한다는 리더의 착각은 경기장에서 벌어진 현상과 똑같다. 연속적인 득점과 높은 성공률은 기회의 불공평에서 비롯된다. 해결사로 지목된 선수는 특별히 더 많은 기회를 갖게 된다. 보통 선수들이 한 시합에서 평균 10회의 슛을 던진다면 리더가 신뢰하고 있는 해결사는 20~30회 이상의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운(기회)이다. 실력과 운이 만나면 높은 점수를 낼 가능성이 매우 커진다. 이들에게 특별히 상대적으로 많은 기회가 주어졌기 때문이지만, 과정은 무시되고 머릿속에는 골을 넣는 장면과 전광판의 점수만 남는다. 해결사 한 명이 팀을 구원할 것이라는 리더의 착각은 사실 스스로가 만들어낸 환상이다.
금년 초 세상을 떠난 로버트 로젠탈 박사는 하버드대 교수 시절 '피그말리온 효과' 실험을 했다. 한 초등학교에서 무작위로 학생 20%를 선발한 후 교사들에게 이 학생들에게는 특별한 가능성이 있다고 알려줬다. 이는 거짓이다. 그런데 한 학기가 지난 후 이 학생들은 정말로 높은 성적을 받았다. 까닭을 알아 보니 바로 교사들의 태도에 원인이 있었다. 교사들은 남다른 가능성이 있다고 인식한 아이들에게 더 친절했고, 더 적극적으로 교감했고, 더 많은 학습자료를 제공했다. 아이들이 믿음만큼 특별한 자질을 보여주지 않아도 참고 기다려주었다. 평범한 아이들이 높은 성적을 낼 수 있었던 건 더 나은 기회의 제공, 적극적인 피드백의 결과였다. 결국 기회가 주어진다면 모두가 우등생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특별하게 일을 잘 해낼 인재라고, 혹은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인식만으로도 리더는 해당 직원에 대해 관심과 인내심, 차별적 태도를 보이게 된다. 리더 스스로는 의식하지 못하는 편애다. 편애는 기회의 차별적 부여와 기회의 박탈이라는 양면의 얼굴을 갖고 있다. 몇 번의 눈에 띄는 성과로 편애의 대상이 될 수도 있고, 반대의 경우가 되기도 한다. 한두 번 연속적인 실수를 범한 팀원이 있다고 하자. 리더의 머릿속에 무의식적으로 의심이 자리 잡는다. 확증편향으로 의심을 강화하는 증거만 눈에 띈다. 편향성이 강화될수록 직원을 믿지 못해 기회를 주지 않는다. 그 대신 깨알 같은 관리를 시작한다. 이러한 상황이 되면 실제 역량이 부족하지 않아도 위축되기 마련이다. 자연스럽게 직무 몰입도가 떨어지고 업무의 질도 낮아진다. 리더의 의심대로 정말 무능한 직원이 되는 것이다. 상황이 이 지경에 이르면 리더의 확증편향은 정점을 찍는다. '거봐, 내가 사람을 보는 눈이 있지'라며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할 뿐, 편애가 문제의 본질이라는 사실을 절대로 인지하지 못한다. 편견과 편애를 통찰력이라고 착각하는 리더는 조직을 갈등과 반목으로 이끌 뿐이다.
독특하고 다양한 특성을 지닌 구성원 모두를 조직의 해결사로 만드는 것이 진정한 리더의 역할이다.
유효상 유니콘경영경제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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