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무카세’, 전현무가 가장 좋아하는 일[스경연예연구소]
ENA 예능 ‘현무카세’를 연출한 문태주PD는 지난 11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요즘 ‘틀면 나오는’ 방송인 전현무를 섭외한 이유에 대해 “프로그램을 너무 많이 한다”고 전제하면서도, “먹는 것, 요리하는 모습에서 돋보이고 매력적이었다”고 말했다.
어느새 방송경력 20년, 지난해에만 21개의 프로그램에 출연한다고 알려진 그를 또 다른 새 프로그램에 섭외하기에는 어느 연출자든 부담이 따르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문PD가 ‘현무카세’에 전현무가 필요하다고 느꼈던 것은 그의 진정성 때문이었다.
‘현무카세’는 그렇게 11일 첫 방송 됐고, 방송 2회차를 지났다. 두 편의 방송을 지켜볼 때 가장 돋보이는 것은 그의 ‘파안대소’, 활짝 웃는 모습이었다. 방송하며 어쩔 수 없이 지어야 하는 ‘양식적인 웃음’을 배제한 난 것 그대로의 웃음이다. 이것이 ‘현무카세’의 정체성이 될 것 같다.
‘현무카세’는 전현무의 이름에 일본식 주방장 제공 코스요리를 뜻하는 ‘오마카세’를 합친 이름이다. ‘나 혼자 산다’를 통해 꽤 몇 년 동안 요리에 천착하고 있는 전현무의 요리 관련 욕구를 모두 풀어주기 위해 기획된 프로그램이다.
전현무와 ‘문제적 남자’에서 함께 한 배우 김지석이 함께한 프로그램에서 두 사람은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의 한 동네식당에 자리를 차려놓고 격의 없는 이들을 불러낸다. 그리고 준비한 요리를 어설프게 꺼내주면서도 속 깊은 이야기를 듣는다.
이미 전현무는 많은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일관된 내면을 보였다. 이는 최근 ‘나 혼자 산다’의 정신과 상담에서도 보였는데, 인정욕구가 높아 자신이 하는 일의 결과를 다른 이가 주목해줄 때 큰 보람을 얻는 유형이었다.
그런 그에게 손님들의 시선이 시종일관 쏠리는 ‘오마카세’ 형태의 식당은 제격이다. 게다가 어렵게 구한 식재료를 꺼내놓고, 고생담을 들려주며 자랑할 수도 있다. 1회 지석진과는 오래된 오해를 풀었고, 2회 진선규와는 어색한 사이를 깨고 친구가 됐다.
‘나 혼자 산다’를 통해 최근 방송을 통해 받은 스트레스를 고백하고, 다작의 이유를 설명했던 그에게 결국 해결책은 그가 가장 좋아하는 것을 하며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는 일이다. 결국 ‘현무카세’는 요리 토크를 빙자한 전현무의 ‘힐링쇼’였던 셈이다.
전현무는 자신이 몰두하는 요리를 하고, 이를 즉각 초대손님에게서 반응을 받으며 기쁨을 느낀다. 오래된 인연, 새로운 인연과 빚어가는 이야기는 곁다리 안주와도 같다. 그렇기에 그는 매주 새로운 재료를 열심히 구하고, 몇 번씩 연습을 해가며 ‘현무카세’를 준비한다.
진짜 전현무가 원하는 남은 한 가지, 평생의 반려자를 찾는 일도 ‘현무카세’가 도움을 줄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전현무는 20년 방송생활에 몰두했고, 비로소 돌파구를 찾았다. ‘현무카세’는 전현무이기에, 전현무만이 할 수밖에 없는, 전현무가 제일 좋아하는 일이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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