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조종 혐의’ 김범수 구속되자...카카오 계열사 주가 일제히 급락

김희래 기자 2024. 7. 23.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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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권자 부재에 경영차질 우려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SM엔터테인먼트 시세 조종’ 혐의로 구속된 23일 모기업인 카카오뿐 아니라 카카오뱅크를 비롯한 주요 계열사 주가가 일제히 큰 폭으로 하락했다. 그룹 오너인 김 위원장의 부재로 주요 경영 의사 결정이 지연되고 신사업 추진에 차질이 생길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SM엔터테인먼트에 대한 주가조작 혐의를 받는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이 지난 22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법에서 영장심사를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뉴스1

이날 카카오 주가는 증시 개장과 함께 급락세로 출발해 전날보다 5.36% 하락한 3만8850원으로 마감했다. 카카오게임즈 주가도 5.38% 내린 1만7950원으로 끝났다.

핵심 계열사인 카카오뱅크 주가는 이날 오전 한때 전날보다 13%가량 급상승했다가 하락세로 돌아서 결국 3.79% 떨어진 2만300원에 마감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김 위원장 구속으로 카카오가 카카오뱅크에 대한 대주주 자격을 잃을 경우 중·장기적으로 카카오뱅크에 대한 인수·합병(M&A) 경쟁이 불붙을 수 있다는 전망 때문에 잠시 주가가 급등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투자자들도 언제 될지 모를 불확실한 M&A 가능성보다는 당장 총수 구속과 경영 공백이라는 악재가 더 크다고 본 것”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 구속이 카카오뱅크에 대한 카카오의 대주주 자격 박탈로 이어질지 여부도 관심이다. 카카오는 카카오뱅크 지분 27.16%를 보유한 대주주인데, 대주주 자격을 유지하려면 최근 5년간 금융 관련 법령 등을 위반해 벌금형 이상 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

향후 재판에서 김 위원장과 카카오 경영진의 유죄가 확정되면, 이들이 속한 법인에도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한 양벌 규정에 따라 카카오도 처벌받을 수 있다. 카카오에 대해 벌금형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금융위원회 의결을 거쳐 카카오는 보유한 카카오뱅크 지분 중 10%만 남기고 나머지는 처분해야 한다. 다만 벌금형을 받더라도 금융위가 사안이 경미하다고 판단할 경우 대주주 자격이 유지된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김 위원장과 경영진의 유죄 여부가 대법원에서 최종 확정되고, 이어 카카오 법인에 대한 제재까지 확정되는 데 상당히 긴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현 단계에서 카카오의 대주주 적격성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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