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현대차를 파는 영업사원입니다"…마흔에 아버지를 떠올리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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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메이드 인 베트남' 아니에요. 나는 '나'예요."
"마흔이나 마흔다섯 살 정도 되면 아버지에게 자연스럽게 이끌린다." 미국의 시인이자 신화분석가인 로버트 블라이의 말이다.
그것은 마치 인간의 생물학적 시간표에 따르기나 하듯이 불가해하게 찾아드는 현상이라고 한다.
저자는 현대인들은 너나 없이 집에서 너무 멀리 떠나 있으며, 집은 더 이상 정주의 공간이 아닌 유목의 공간이 돼버렸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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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얼마짜리입니까
마흔, 아버지의 마음이 되는 시간
"나, '메이드 인 베트남' 아니에요. 나는 '나'예요."
"저는 우리나라 축산물이 위생적이고 안전하게 밥상에 올라갈 수 있도록 도축 단계에서 철저하게 검사하는 도축검사원입니다!"
"나는 현대자동차를 판매하는 영업사원입니다."
"저는 2018년 한국서부발전 하청에서 일하다 목숨을 잃은 김용균의 엄마 김미숙입니다."
책 '나는 얼마짜리입니까'는 웹툰작가, 물류센터 직원, 도축검사원, 번역가, 대리운전기사, 사회복지사, 전업주부, 예능작가, 헤어디자이너, 농부, 건설노동자 등 전국 방방곡곡 다양한 현장에서 땀 흘리는 일흔다섯명의 노동자가 자신에게 익숙한 도구를 잠시 놓고 펜을 들어 자신의 이야기를 써내려간 짧은 이야기들의 묶음이다.
화려하거나 매끈한 문장으로 포장되지는 않았지만 페이지를 가득 채운 진심과 진실은 우리가 흔히 겪어보지 못한 삶의 현장에 있는 '얼굴들'을 떠올리게 한다.
"6411번 버스를 아십니까?" 고(故) 노회찬 전 의원이 던진 이 한마디는 소외된 노동계층을 대표하는 고유명사가 됐다. 이 책은 노회찬재단이 기획해 노동자가 직접 쓴 글을 받아 '6411의 목소리'라는 제목으로 2022년 5월부터 한겨레에 연재하 우리 사회 다양한 직업을 가진 이들의 이야기를 엮어낸다.
억울한 사연, 힘을 보태달라는 호소문, 위트 있는 일화, 따뜻한 감동을 주는 이야기 등 저마다 다른 얼굴을 지닌 목소리가 지면을 통해 사회에 발신되었다. 여태껏 한번도 사회적 발언권을 지녀보지 못한 이들의 목소리가 말이다.
'나는 얼마짜리입니까'라는 책 제목은 자본이라는 가치에 매몰된 세상을 향한 모두의 질문이자 경고이다. 수록된 글들은 각기 다른 장소에서 쓰였지만 모두를 한 곳으로 이끈다. '더 나은 세상'으로 말이다.
6411의 목소리 지음 | 창비 | 376쪽
"중년의 자식들이 아버지를 떠올리는 것은 비단 나만의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 어떤 블로거는 춘부장의 빈소에 갔다 선친이 생각나 그 길로 1박 2일 여행하며 아버지를 추억하고 돌아왔다고 한다. 그래서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왜 사람들은 마흔 정도가 되면 아버지를 생각하는 걸까…."
"마흔이나 마흔다섯 살 정도 되면 아버지에게 자연스럽게 이끌린다." 미국의 시인이자 신화분석가인 로버트 블라이의 말이다. 마흔에 접어들면 사람들은 아버지를 정확히 보고 아버지에게 다가가려는 욕구가 생긴다는 것이다. 그것은 마치 인간의 생물학적 시간표에 따르기나 하듯이 불가해하게 찾아드는 현상이라고 한다. 말하자면 자식들은 마흔 이후가 되어야 부모를 마음으로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58쪽 중에서
'서울대 권장도서로 인문고전 100선 읽기', '5백년 명문가의 자녀교육' 등을 쓴 비교문학자 최효찬의 첫 수필집 '마흔, 아버지의 마음이 되는 시간'이 출간됐다.
저자는 머리말에서 "어쩌면 우리는 모두 집으로 돌아가고 있는 길 위에 있다"라고 했다. 이어 우리의 고향인 가족과 집의 의미를 섬세하고 다감하게 집을 지어가듯 풀어간다.
저자는 현대인들은 너나 없이 집에서 너무 멀리 떠나 있으며, 집은 더 이상 정주의 공간이 아닌 유목의 공간이 돼버렸다고 말한다. 누구나 집에 대한 의미를 가슴에 한두 개쯤 안고 살아간다. 이 때문에 저마다 가슴에 담고 있는 의미를 찾아서 집을 향해 떠나는 순례의 여행이 필요한 시대가 아닐까 하고 말이다.
치열하게 경쟁하고 가족을 이루며 새로운 전환기에 들어선 마흔 줄의 감성은 집으로 향한다. 저자는 집의 순례길에서 대부분의 어린 시절을 함께 한 부모를 만난다. 당시에는 이해하지 못했던 일들도 끄집어내 절로 고개를 끄덕이면서.
최효찬 지음 | 연암서가 | 24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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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민수 기자 maxpress@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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