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 한 캔 주세요” MZ 취향 적중한 ‘캔돈’의 인기 비결은

장회정 기자 2024. 7. 23.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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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드람양돈농협 제공

앞으로 삼겹살을 주문하는 단위가 캔 단위로 바뀔지도 모르겠다. 국내 1위 돈육 브랜드 ‘도드람한돈’ 삼겹살을 캔 모양의 패키지에 담은 ‘캔돈’이 트렌디하면서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올해 최고의 ‘핫템’으로 떠올랐다.

캔 모양의 용기와 돼지를 뜻하는 한자어 ‘돈(豚)’의 합성어로 탄생은 ‘캔돈’은 출시 10일 만에 입소문을 타면서 품절 레이스를 이어갔다. SNS에서는 캠핑장을 습격한 대형 캔돈을 3D로 구현하며 재치 있게 표현한 가상 영상(FOOH)과 캠핑 유튜버들과 협업해 만든 유튜브 영상 등이 젊은 층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호응을 얻고 있다. 현재 해당 영상의 조회 수는 1000만회에 육박하고 있으며 각종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캔돈 구매 ‘인증사진’이 올라오고 있다.

도드람양돈농협 제공

캔돈은 어떻게 탄생하게 됐을까. 이 아이템의 아이디어가 등장했을 때는 초기 도드람 내부 IMC(통합마케팅커뮤니케이션) 미팅에서도 삼겹살을 캔에서 꺼낸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는 직원들의 반응이 대다수였다고 한다.

캔돈을 기획한 영업기획팀장은 기존 사각형 포장(MAP)팩이 접히거나 찢어지면 내용물이 새는 등 캠핑용으로 휴대하기엔 다소 불편다는 것을 인식하고 이를 해결하고자 캔에 돼지고기를 넣는다는 아이디어를 구상했다. 아이스박스에 보관하기도 좋고 계곡물에 넣어도 문제가 없는 캔 패키지 제품은 캠핑족의 마음을 사로잡기에도 제격이었다.

도드람 측은 캔돈은 차별화된 기업문화 덕분에 탄생한 제품이라고 설명한다. 지난해 서울 강동구에 있는 도드람타워 통합 신사옥으로 이전, 여러 계열사가 같은 건물에서 근무하면서 소통이 더욱 활발해지고 수많은 아이디어에 아이디어가 더해지며 이처럼 힙한 제품을 출시하게 됐다는 것이다. 제품 기획은 자회사인 도드람푸드 영업기획팀에서 진행했지만 제품의 이슈성을 예감한 본사 홍보팀에서 네이밍과 패키지 디자인, 홍보마케팅 활동에 힘을 보태는 등 원활한 협업이 이뤄졌다.

도드람양돈농협 제공

기획 초기 ‘캔삼겹’, ‘캔포크’ 등 다양한 이름이 후보에 올랐지만, 홍보팀원이 제안한 ‘캔돈’이 최종 제품명으로 낙점됐다. 도드람 캔돈은 ‘도드람한돈’과 비슷한 발음으로 소비자들 뇌리에 손쉽게 각인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다.

또한 초기에는 삼겹살 한 줄을 썰지 않고 통으로 패키지에 말아 넣는 방법을 고려했지만 캔 안에 넣는 과정, 꺼내는 과정이 쉽지 않아 한입에 먹을 수 있도록 적당한 크기로 잘라 넣는 방법을 선택했다. 캔이라는 완벽한 밀봉 덕분에 내부 저장성 검사에서 10일 이상 신선도가 유지됐지만 보수적으로 기존 MAP팩 제품들과 같이 소비기한을 10일로 뒀다.

캔돈의 인기에는 요즘 세대의 눈높이에 맞는 감각적인 디자인도 한몫했다. 철저한 시장조사와 직원들의 아이디어를 통해 트렌드에 부합하는 세련된 디자인의 패키지를 택했다. ‘인스타그래머블’한 흰색과 빨간색 바탕에 영문 ‘CANDON’을 타이포그래피로 각인한 타입과 돼지고기 마블링을 시그니처 패턴으로 사용한 형태의 디자인이 적용됐다. 깐깐한 소비자를 위해 삼겹살 상태를 직접 확인하고 구매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용기 하단 투명 창을 열어둔 것도 주효했다.

도드람양돈농협 제공

캔돈은 바비큐를 즐기는 캠핑족뿐만 아니라 1인 가구의 마음도 사로잡았다. 1인분 용량으로 적당한 삼겹살 300g이 한입에 먹기 좋은 두께로 잘려 있어 다른 그릇에 옮길 필요 없이 그대로 테이블에 두고 굽기도 편하다. 또한 여느 캔 음료와 함께 냉장고 문 수납이 가능해 보관이 용이하다는 점도 생활의 이점으로 통한다.

자사몰인 도드람몰, 네이버 브랜드 스토어에서 판매되던 캔돈은 화제성을 인정받으며 현재는 대형 온·오프라인으로 유통채널이 확대됐다. 지난 7월 5일 편의점 GS25 론칭을 시작으로 쿠팡 등 대형 온라인몰에서도 판매되고 있으며 또한 식품 대기업과의 협업이나 식당 등 주요 채널과도 협의 중이라 보다 다양한 곳에서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박광욱 도드람 조합장은 “캔돈이 도드람한돈의 품질력과 힙한 패키지 디자인이 만나 MZ세대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초기보다 생산량을 2배 늘려 제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삼겹살뿐 아니라 다양한 제품으로 확대하여 출시할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소비자들의 소비 트렌드와 라이프 스타일을 반영한 혁신적인 제품 개발을 통해 식문화 트렌드를 선도하는 전문 식품 브랜드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전했다.

장회정 기자 longcu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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