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숙연 "AI 도입하면 재판 효율성 증진…여성 대법관 늘어야"
이숙연 대법관 후보자는 인공지능, AI 기술을 재판 업무에 도입하고 법률 기술 서비스 산업을 육성하는 것에 우호적인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 후보자는 오늘(23일)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에 제출한 서면 답변에서 더불어민주당 허영 의원의 관련 질의에 "급격하게 발전하는 AI 기술을 최대한 활용하고 전자소송과 영상재판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사법부 전반의 업무 효율성을 최대한 증진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습니다.
그는 "반복적인 사무 처리나 사건 요약 등 필요한 영역에서 AI를 활용해 법관의 업무를 경감함으로써 인간 판사가 핵심적인 판단 작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고, 이를 통해 재판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정책적 노력을 우선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법률서비스 플랫폼 로톡을 비롯한 리걸테크 산업에 관한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 질의에는 "리걸테크 산업은 변호사 업계의 경쟁자가 아니라, 변호사의 전문 서비스업의 생산력을 증대시켜 업무를 효율화하고 종국적으로 시장 규모를 키울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후보자는 포항공과대학교를 졸업하고, 대법원 산하 인공지능연구회 회장을 역임하는 등 관련 분야에 전문성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그는 전자정보의 압수·수색에 관해서도 "선별 없는 압수수색으로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정보에 대한 자기 결정권 등이 중대하게 침해될 우려가 상당히 높다"며 "압수된 전자정보의 관리 및 폐기에 대한 사법적 통제 방안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습니다.
여성 대법관 증원의 필요성도 강조했습니다.
그는 "국민들께서 대법원의 구성만으로도 성평등이 구현된다고 믿는다면 사법부에 대한 신뢰 향상에도 기여할 수 있다"며 "대법관 중 여성 비율은 지금보다 더 확대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습니다.
판결문 공개에 관해서는 "헌법상의 판결 공개의 원칙은 판결문의 공개 없이는 상정할 수 없는 것"이라며 "가사·소년 사건이나 미확정 형사 판결이 아닌 한 원칙적으로 선고 후 지체 없이, 전면적으로 공개돼야 한다"고 했습니다.
과거 법원행정처의 사법행정권 남용에 대해서는 "대법관 후보자로서 법원에서 국민들께 걱정을 끼쳐드린 점에 대해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다시는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살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가족의 재산 관련 답변도 했습니다.
이 후보자는 자신과 배우자, 두 자녀의 재산으로 총 170억 원을 신고했습니다.
이 후보자는 배우자가 보유한 다량의 주식으로 이해충돌 논란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이해충돌 논란이 생길 만한 사건이 배당된다면 회피하겠다"며 "사업 연관성이 없는 주식에 대해서는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도록 조치할 것을 배우자에게 적극적으로 권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배우자가 공동대표를 맡은 제주반도체 임직원이 과거 기술 유출 사건에 휘말린 일에 대해서는 "배우자로서는 불법행위에 관여한 사실이 없고 기소도 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이 후보자는 가족이 대전의 운수회사 A 사 주식을 매매한 경위에 대해서도 설명했습니다.
A 사는 후보자 배우자의 친형이 운영하는 회사입니다.
이 후보자는 2007∼2008년과 2015년에 A 사 주식 총 6천만 원 상당을, 배우자는 2011년과 2016년에 총 1억 원 상당을 매입했습니다.
딸과 아들은 만 8세와 6세이던 2006년 약 300만 원 상당을 각각 매입했습니다.
이 후보자 가족은 지난해 11월에 이 주식을 일괄 매도했습니다.
이 후보자는 약 7억9천만 원, 배우자는 약 13억 원, 두 자녀는 약 3천800만 원의 시세차익을 얻었습니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A 사의 경영권 분쟁으로 우호 지분을 사들이는 과정에서 가족이 매입해 장기 보유했고, 코로나19 여파로 A 사를 매각하면서 지분도 모두 정리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예상치 못하게 매각 차익을 얻자 후보자와 배우자가 합계 6억 원을 기부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후보자는 "사회로부터 얻은 혜택과 행운을 공동체에 환원해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며 "노동자 권익을 보호하는 의미 있는 판결들도 내렸다"고 했습니다.
(사진=대법원 제공, 연합뉴스)
한성희 기자 chef@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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