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외무장관 방중, 시진핑 만날 가능성도...하마스·파타는 ‘베이징 선언’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이 23일 중국을 방문해 고위급 회담을 갖는다. 러시아의 침공이 시작된 2022년 2월 이후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의 방중은 처음이다. 우크라이나 지원을 주도해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재선 도전을 철회하며 불확실성이 커지고, 중국은 전쟁 장기화로 ‘서방 대 반(反)서방’ 구도가 고착화되는 것을 우려하는 상황에서 양국 접촉이 이뤄진 것이다.
중국 외교부는 왕이 외교부장(장관)의 초청으로 쿨레바 장관이 이날부터 26일까지 중국에 머문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외무부는 러시아 침략에 대한 방안 모색과 평화 구축을 위한 중국의 역할이 이번 방중에서 논의될 주요 내용이라고 밝혔다. 쿨레바는 방중 기간에 왕이와 회담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진핑 국가주석을 만날 가능성도 거론된다.
중국은 지난달 스위스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평화회의에 불참하는 등 우방인 러시아 편을 든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최근 우크라이나를 챙기며 ‘중재자’ 역할을 부각시키고 있다. 이를 통해 국제적 영향력을 확대하고 진영 간 대립 구도를 완화하며, 미 대선 이후 우크라이나 형세 변화에 대응하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과 우크라이나는 최근 들어 빈번하게 접촉하고 있다. 앞서 안드레이 시비가 우크라이나 외무부 1차관은 지난달 방중해 쑨웨이둥 중국 외교부 부부장(차관)과 리후이 유라시아 사무 특별대표 등을 만났다. 지난 2월에는 독일 뮌헨안보회의에서 왕이와 쿨레바가 대화했다. 당시 왕이는 쿨레바에게 “국제 형세 변화와 상관 없이 중국은 양국 관계의 정상적인 발전을 원한다”고 했다. 또 지난 8일에는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가 우크라이나·러시아를 각각 방문 후 베이징을 찾아 시진핑과 우크라이나전에 대해 논의했다.
중국은 같은 날 베이징에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를 운영하는 ‘파타’와 하마스 간 화해 협상도 주선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초청으로 양대 정파를 포함한 팔레스타인 14개 정파 고위급이 21∼23일 베이징에서 화해 대화를 열고, 분열 종식과 팔레스타인 민족 단결 강화에 관한 ‘베이징선언’에 서명했다. 왕이는 이번 선언에 대해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가 팔레스타인 인민의 유일·합법 대표란 점을 명확히 한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했다. 파타가 PLO를 승계했기 때문에 하마스가 향후 어떤 식으로 파타와 협력하게 될지 주목된다.
팔레스타인의 양대 세력인 파타와 하마스는 지난 2007년 이후 각각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 지구를 나눠 통치하며 반목해왔고, 하마스는 작년 10월부터 이스라엘과도 전쟁을 벌이고 있다. 하마스와 파타의 관계 정상화는 전후 가자지구 재건의 관건이란 분석이 나온다. 중국은 지난 4월에도 ‘평화 중재자’를 자임하며 베이징에서 하마스와 파타의 협상 회의를 주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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