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김범수 구속으로 대혼란…체질 개선과 신사업 모두 먹구름(종합)

이정현 기자, 오석진 기자, 유재희 기자, 이창섭 기자, 박수현 기자 2024. 7. 23.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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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경영쇄신위원장)가 23일 구속됐다.

김 창업자의 부재로 카카오가 올해 중점적으로 추진 중인 체질개선과 신사업 전개에 먹구름이 끼었다.

김 창업자의 구속과 별개로 카카오그룹의 시련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이날 김 창업자가 구속된 후 "현재 상황이 안타까우나 정 대표를 중심으로 경영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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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의혹을 받는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이 22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사진=(서울=뉴스1) 김명섭 기자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경영쇄신위원장)가 23일 구속됐다. 김 창업자의 부재로 카카오가 올해 중점적으로 추진 중인 체질개선과 신사업 전개에 먹구름이 끼었다. 카카오는 올해 CA협의체를 중심으로 중앙집권 경영체제를 구축했지만 이후로는 신속한 의사결정이 어려워질 전망이다.

서울남부지법은 이날 새벽 1시쯤 김 창업자에 대해 증거인멸과 도주의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윤석열정부 출범 후 IT(정보기술) 대기업 창업주 구속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기업 총수 구속으로는 네 번째 사례다.

검찰에 따르면 김 창업자는 카카오가 지난해 2월 에스엠엔터테인먼트(이하 에스엠)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경쟁사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에스엠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매수가인 12만원보다 높게 설정·고정할 목적으로 시세를 조종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김 창업자가 시세조종 계획을 사전에 보고받고 승인한 것으로 의심한다.

김 창업자의 구속으로 카카오는 '시계 제로' 상태에 빠졌다. 먼저 카카오뱅크의 경우 신사업 추진은 무기한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앞서 카카오는 사업확장을 위해 금융위원회에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및 신용카드 사업 등의 본허가를 신청했으나 금융위는 사법 리스크를 이유로 지난해 5월 허가절차를 중단했다. 최악의 경우 카카오뱅크는 대주주 적격성을 이유로 카카오라는 대주주를 잃을 수도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 해외사업 확장을 계획 중인 자회사들의 앞날도 어두워질 전망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경우 올 하반기에 에스엠과 협업으로 북미 등 해외사업을 적극적으로 확장하고 웹툰도 북미 플랫폼 '타파스'의 기능을 강화할 계획이었다. 카카오게임즈도 올 하반기에 다수의 신작을 글로벌 출시할 예정이었다.

이제 막 시동을 건 체질개선 작업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김 창업자는 CA협의체 공동의장과 경영쇄신위원장을 맡고 있다. 경영쇄신위원회는 카카오그룹 전체의 변화와 혁신을 주도하는 역할을 한다. 자회사들의 주요 의사결정은 모두 CA협의체를 거치도록 한 상황에서 김 창업자의 부재로 그룹 전체의 동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 창업자의 구속과 별개로 카카오그룹의 시련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관계부처 등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가 카카오그룹의 여러 혐의를 검토 중이다. 카카오모빌리티의 경쟁사 가맹택시 콜차단 의혹, 가맹택시를 관리하는 KM솔루션의 부당수수료 부과 의혹,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계열사 부당지원 의혹, 카카오톡 선물하기 입점업체 부당수수료 부과 의혹 등이다.

이날 카카오 그룹주는 일제히 약세를 나타냈다. 카카오가 전일 대비 2200원(5.36%) 내린 3만88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카카오뱅크는 장중 강세를 보였으나 이내 하락 전환해 전일 대비 3.79% 내린 2만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카카오페이는 7.81% 내린 2만4800원에 마감하며 그룹주 가운데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카카오게임즈도 5.38% 내렸다.

카카오는 올해 취임한 정신아 대표를 중심으로 기존 사업을 문제없이 끌고 가겠다는 입장이다. 카카오는 이날 김 창업자가 구속된 후 "현재 상황이 안타까우나 정 대표를 중심으로 경영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이정현 기자 goronie@mt.co.kr 오석진 기자 5stone@mt.co.kr 유재희 기자 ryuj@mt.co.kr 이창섭 기자 thrivingfire21@mt.co.kr 박수현 기자 literature1028@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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