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젠더 미국 육상 선수, 파리 올림픽 출격... "스포츠는 마음껏 뛰놀 수 있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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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츠는 우리가 마음껏 도전하며 뛰놀 수 있는 곳입니다."
'논바이너리 트랜스젠더' 미국 장거리 육상 선수가 첫 올림픽에 나선다.
힐츠는 신체적인 수술 없이 여성에서 논바이너리로 정체화한 트랜스젠더여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규정에 어긋나는 사항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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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후 각종 비난 쇄도
하지만 강한 정신력으로 극복
2023년 다이아몬드 리그에서 미국 신기록 달성
"스포츠는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첫 번째 장소"
" 스포츠는 우리가 마음껏 도전하며 뛰놀 수 있는 곳입니다."
'논바이너리 트랜스젠더' 미국 장거리 육상 선수가 첫 올림픽에 나선다. 니키 힐츠는 지난 1일(한국시간) 2024 파리 올림픽 미국 국가대표 선발전 여자 1,500m 결승에서 3분55초33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가장 먼저 통과했다. 이날 힐츠는 2021년 엘 퍼리어 세인트 피에르가 2020 도쿄 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세운 기록(3분58초03)을 넘어섰다.
힐츠는 지난 2021년 3월 31일 '트랜스젠더 가시화의 날'에 논바이너리 트랜스젠더(non-binary)라고 깜짝 고백했다. 논바이너리란 전통적인 남성과 여성의 이분법적 규정을 거부하고 하나의 사람으로 인식해달라고 요청하는 개념이다. 다시 말해 자신의 성 정체성은 기존의 전통적인 성 역할로 강요받는 것이 아닌 단지 개인의 선택일 뿐이라는 것이다. 최근 스포츠 종목에서 논란이 됐던 남성으로 태어나 여성으로 성전환을 하거나 여성에서 남성으로 성전환하는 경우는 아니다.
그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나는 논바이너리 트랜스젠더이다. 현재 내 성별을 설명하기 위해 사용하는 단어는 이진법이 아니다"라며 "어떤 날은 여왕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고, 어떤 날은 남자인 것 같은 기분이 든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그가 성 정체성을 고백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각종 비난이 쇄도했다. 하루는 SNS에 "남성인 힐츠가 여성 경쟁자들을 무너뜨리고 미국을 대표해 올림픽에 나가는 것은 불공평하다"라는 글이 올라왔는데 해당 게시물은 힐츠에게 큰 상처를 남겼다. 힐츠는 신체적인 수술 없이 여성에서 논바이너리로 정체화한 트랜스젠더여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규정에 어긋나는 사항이 없다.
힐츠는 최근 미국 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내 성정체성을 공유할 수 있을 만큼 자신감이 넘쳤고 장애물에 직접 부딪혔다. 하지만 사람들이 내 성별을 자꾸 무효화하려고 하고 비난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내가 올림픽에 나가지 않으면 모든 힘든 일이 끝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당시에는 누군가가 '성정체성을 밝힌 것을 후회하느냐'고 물으면 고민 없이 '후회한다'고 말할 정도였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힐츠는 강한 정신력으로 각종 비난과 역경을 이겨냈다. 힐츠는 "최고의 레이스를 펼치는 데 집중하려고 했다. 경기에 방해가 되는 요소들은 잘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 결과 힐츠는 2023년 다이아몬드 리그 여성 1마일(약 1.609㎞) 부문에서 미국 신기록(4분16초23)을 세웠다. 그뿐만 아니라 지난 3월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세계실내육상선수권대회 여성 1,500m 부문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마지막으로 "내가 올림픽 출전 명단에 들어갈 수 있었던 건 동료들 덕분이다. 성소수자 동료로부터 마지막 100m를 달릴 힘을 얻었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아울러 "스포츠는 젠더 이분법에 기반해 선수들을 분류하고 있다. 스포츠에 나와 같은 논바이너리 선수가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 스포츠는 사회에서의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첫 번째 장소"라고 강조했다.
최이재 인턴 기자 chldlwo0907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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