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AI 교과서’ 속도전…미완성 교과서로 연수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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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인공지능 디지털 교과서가 학교 현장에 전면 도입되는 가운데 정부의 정책 속도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병찬 경희대 교육대학원 교수는 한겨레와 통화에서 "오는 11월쯤 인공지능 디지털 교과서의 완성본이 공개될 예정"이라며 "교사들은 완성본이 없는 상태에서 연수를 받고 내년에 바로 수업을 진행해야 한다. 새로운 교수법이 이런 식으로 빠른 속도로 도입되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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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인공지능 디지털 교과서가 학교 현장에 전면 도입되는 가운데 정부의 정책 속도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인공지능 디지털 교과서의 효과는 교사 역량에 좌우되는데 아직 미완성인 교재로 교사 연수를 진행해 ‘졸속 추진’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23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고민정, 김문수, 김준혁, 문정복, 박성준, 백승아,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과 ‘인공지능 디지털 교과서, 이대로 괜찮은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 2월 2025년부터 초·중·고교의 수학, 영어, 정보 수업 때 인공지능을 탑재한 디지털 교과서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인공지능 디지털 교과서는 태블릿 피시(PC) 형태의 교과서로, 지능형 튜터링 시스템, 메타버스, 대화형 인공지능 등 첨단기술을 적용해 학생 개인 특성에 맞는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이를 위해 교육부는 디지털 기반 수업 혁신을 이끌 교사의 역량 강화를 위해 올해 특별교부금 3818억원을 투입했다.
토론회에서는 교육부가 ‘교실혁명 선도교사’(인공지능 디지털 교과서를 선도적으로 학습·활용하고 동료 교사 코칭 등을 담당하는 교사) 연수를 진행하면서 정작 인공지능 디지털 교과서의 완성본을 활용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교실혁명 선도교사인 송근상 충남 한산초 교사는 “교실혁명 선도교사 연수에는 3818억원의 예산이 투입됐는데 정작 절반도 완성되지 않은 교과서로 강의가 진행됐고 큰 당혹감을 느꼈다”며 “강사들도 ‘새로 추가된 기능이라 미처 이 부분은 숙지하지 못했다. 죄송하다’라는 말을 자주 했다”고 전했다. 전희영 전교조 위원장도 “준비 없는 디지털 교육의 도입은 학생들이 발달에 적합하게 교육받을 권리를 박탈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인공지능 디지털 교과서 없는 인공지능 디지털 교과서 연수’가 진행됐다는 있다는 것이다.
인공지능 디지털 교과서 도입 준비가 ‘속도전’으로 이뤄진다는 지적은 토론회장 밖에서도 제기되고 있다. 김병찬 경희대 교육대학원 교수는 한겨레와 통화에서 “오는 11월쯤 인공지능 디지털 교과서의 완성본이 공개될 예정”이라며 “교사들은 완성본이 없는 상태에서 연수를 받고 내년에 바로 수업을 진행해야 한다. 새로운 교수법이 이런 식으로 빠른 속도로 도입되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했다.
인공지능 디지털 교과서의 효과에 의구심을 제기하는 이들도 있다. 이윤경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회장은 “인공지능이 부족한 학습 역량을 보완해준다고 하는데 의심스럽다”며 “교사 연수용 인공지능 디지털 교과서를 보면, 답을 틀리게 적어도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고 한다. 인강도 여러번 복습을 시키는 것이 전부라는데 단순히 복습을 반복한다고 학생이 모르는 부분을 이해하게 될까”라고 반문했다. 송근상 교사도 “현재 인공지능 디지털 교과서에 도입된 대시보드에는 교사가 참고할 만한 지표가 거의 없다”며 “오답률, 정답률, 정확도가 표시되는데 이는 이미 시도교육청에서 운영하는 기초학력진단평가 시스템 등에서 사용되는 지표들”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단순히 인공지능 디지털 교과서의 기능 연수가 아닌 수업 혁신에 관한 연수이기 때문에 완성본을 보여주는 것보다 수업에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며 “공정성 문제로 인공지능 디지털 교과서의 검정 심사가 완료된 이후에 완성본을 공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민제 기자 summ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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