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北 지방공장 20개 건설 동향 확인…장기적 운영 가능성은 의문”

“전력난, 물자·설비 부족…노력 동원 방식 형식적 생산 그칠 가능성”

(시사저널=신현의 객원기자)

북한 지방공장 건설 동향 ⓒ통일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제기한 '지방발전 20×10 정책'에 따라 북한 각지에서 공업공장 20개를 건설하고 있는 동향이 파악된 가운데, 통일부는 북한이 계획대로 연말까지 지방 공장들을 새로 짓는다 해도 장기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평가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23일 기자들과 만나 "첫 사업이기 때문에 올해는 뭔가를 만들어 놓을 것"이라면서도 북한의 고질적인 전력난과 지속적인 설비·물자 및 재정 부족 등 탓에 "장기적으로는 공장 가동이 어렵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또 "종래의 노력 동원 방식에 의존한 형식적 생산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원료나 설비를 중국·러시아 등에서 들여올 가능성에 대해선 "관련 정보를 갖고 있진 않지만 충분히 개연성은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월 매년 20개 군에 현대적인 공장을 건설해 10년 안에 주민의 초보적인 물질문화 생활수준을 한 단계 발전시키겠다는 내용의 '지방발전 20×10 정책'을 내놨다.

앞서 북한은 지난달 평안남도 성천군 등 20개 시·군에서 공장 골조공사를 완료했다며 연말까지 준공해 가동 준비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후 통일부가 상업위성 사진을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실제 20개 지방에서 공장 건설 동향이 확인됐고 골조공사가 마무리된 것으로 관측됐다.

공장 건설지는 서부 쪽 13곳(자강도 우시군·동신군, 평안북도 구성군·운산군·구장군, 평안남도 숙천군·성천군, 황해북도 연탄군·은파군, 황해남도 은천군·재령군, 남포시 온천군, 개성시 장풍군 등)과 동부 쪽(강원도 김화군, 양강도 김형직군, 함경북도 경성군·어랑군, 함경남도 함주군·금야군, 강원도 고산군·이천군 등) 7곳이다.

위성사진 상으로 각각의 공장은 건물 2∼6개 동으로 이뤄졌다. 각 공장은 건물 바닥면적을 더하면 축구장 0.4배에서 1배 정도 크기인 것으로 확인됐다.

통일부는 그러나 북한 매체가 대규모 원료기지를 조성하고 있다고 보도한 은천군·동신군·이천군 등에서는 위성사진 상으로는 관련 동향이 포착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