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고 주름 펴진 폴드6, AI도 더 ‘똑똑’···가격은 다소 부담[써보니]
삼성전자가 24일 공식 출시하는 폴더블 스마트폰 신작 ‘갤럭시Z플립6’와 ‘Z폴드6’를 미리 5일 정도 사용해봤다. 세로로 접는 Z플립6는 성능 면에서, 가로로 접는 Z폴드6는 무게·크기 면에서 전작 대비 진일보한 부분들이 눈에 띄었다.
우선 Z플립6와 Z폴드6 모두 폴더블 스마트폰의 아킬레스건인 ‘주름’이 대폭 개선됐다. 손가락으로 만져보면 약간의 오목함이 느껴지기는 하나, 화면을 사용하는 동안에는 거슬리는 느낌이 거의 없었다. 일반 스마트폰과 비교해도 시야가 유독 방해되는 것 같지는 않았다.
디자인은 전작과 대동소이하다. Z플립6의 크기는 Z플립5와 거의 똑같다. 무게도 187g으로 동일하다. 다만 배터리 용량이 3700밀리암페어시(mAh)에서 4000mAh로 증가한 것을 감안해야 한다. 또 전작이 ‘유광+둥근 모서리’였다면 이번에는 ‘무광+사각 모서리’ 디자인으로 바뀌었다.
대신 Z플립6 성능은 꽤 발전했다. 플립 시리즈 최초로 발열을 잡아주는 ‘베어퍼 챔버’가 탑재됐다. 메모리도 12기가바이트(GB)로 넉넉하다. 카메라 화소수도 5000만화소로 늘었다. 그동안 ‘컴팩트 폰’ 수준이었던 플립이 플래그십 모델(S시리즈)에 맞먹는 성능을 갖추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Z폴드6는 전작보다 세로 길이는 1.4㎜ 줄었으나 접힌 상태에서의 너비가 67.1㎜에서 68.1㎜로 1㎜ 늘어났다. 접은 상태로만 사용해도 바(Bar)형 스마트폰, 예컨대 갤럭시 S24 일반 모델(너비 70.6㎜)과 큰 차이가 없어 보였다. 무게도 전작 대비 14g 가벼워져 손목이 한결 편안해졌다.
인공지능(AI) 기능 중 ‘PDF 번역’이 눈에 띄었다. ‘삼성 노트’ 애플리케이션(앱)에서 PDF 파일을 실행한 뒤, AI 번역 기능을 실행하기만 하면 문서 전체를 빠르게 한국어로 변환시켜 준다. 기존에는 외국어로 된 PDF 문서를 읽으려면 번역기 앱 또는 웹서비스에 파일을 업로드하고, 변환 과정을 거친 뒤 다시 다운로드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는데 이 과정이 대폭 단축된 것이다. 폴드 시리즈의 넒은 화면으로 해외 논문과 보고서를 자주 읽는 직장인이나 학생·연구자들에게 유용할 것으로 보였다.
낙서 수준의 스케치가 번듯한 일러스트로 변신하는 ‘스케치 변환’ 기능도 신선했다. 회사 강의실을 찍은 사진 속 빈 공간에 책상 하나를 그려넣었더니 꽤 그럴듯한 이미지로 바꿔줬다. 신기하긴 하나 자주 쓸지는 의문이다.
올해 1월 출시된 갤럭시 S24 시리즈에서 처음 선보인 AI 통역 기능도 Z플립6·Z폴드6에 담겨있다. 태국어 유튜브를 틀어놓고 통역을 시켜봤더니 “뭘 주문하실 건가요?” “햄버거를 주문할게요” 같은 간단한 회화는 무리없이 한국어로 바꿔줬다. 하지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대선 포기 소식을 전하는 영문 뉴스처럼 내용이 길고 복잡해지면 통역의 품질이 다소 떨어진다.
가격은 다소 부담이다. Z폴드6는 222만9700원부터 시작한다. 전작보다 13만2000원 비싸졌다. S24 울트라 모델보다도 비싸다. Z플립6는 148만5000원부터 시작한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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