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동여지도에서 착안한 'BLANC', 예술이 조화되는 과정 보여주고파"
8월 13~19일 한불 특별교류전 'BLANC' 파리에서 개최
[편집자주] 2024 파리 패럴림픽 개최를 맞이해 국내 발달장애인 작가를 중심으로 한국-프랑스 아티스트가 참여하는 한·불 특별교류전 'BLANC'이 열린다. 패럴림픽이 열리는 프랑스 파리 Sabine Bayasli Gallery(99 rue du Temple, Paris)에서 오는 8월 13일부터 19일까지 일주일 동안 총 15명의 아티스트와 만날 수 있다. 장애인 예술교육 및 지원사업을 위해 설립된 비영리단체 '도와지'가 주최하고, 종합 아트컨설팅과 콜라보레이션을 수행하는 '케이리즈'(대표 김현정) 주관으로 개최되는 이번 전시는 양국 아티스트가 함께 하는 교류전시행사를 개최해 한국 발달장애인 아티스트 세계 진출의 장을 마련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전시를 주관하는 케이리즈측은 이번 전시는 다양한 형태로 여러 분야가 함께 협업하는 새로운 방식으로 양국 아티스트의 미술작품만 전시되는 기존의 단순한 전시와는 차원이 다르다는 설명이다. 지난 13일 열린 본 전시에 대한 설명회에서 주관사인 케이리즈에서 총괄기획을 담당하고 있는 김현정 대표와 만나 전시 기획 의도와 추진 내용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번 전시 기획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바로 우리나라의 '대동여지도'입니다. 대동여지도는 지리학자 고산자 김정호가 여러 화공이 발품을 팔아 그린 22첩의 종이를 하나로 이어 붙여서 만든 지도로, 현대적인 의미로 보면 기획자라고 볼 수도 있죠. 22첩 각각의 그림을 그린 화공이 누구인지 대해서는 어떠한 기록도 남지 않았습니다."
이번 한불 특별교류전 '블랑'의 전시 기획 의도를 묻자 김현정 대표는 기다렸다는 듯, 김 대표 자신이 김정호 후손이자 고려 후기 청도 김씨의 시조 김지대 영헌공 32대손이라고 소개했다.
김현정 대표는 "과거에 적용한 방법을 기반으로 현대에서 새로운 예술작품을 구현하게 된 것이죠. 과거 화공들처럼 참여작가를 한명 한명 발로 뛰며 직접 만나서 내용을 설명하고 섭외했다"라며 또 그는 "과거에 무명으로 남았던 화공들과는 달리 모든 참여작가는 자신의 색깔이 담긴 조각에서 그들의 이름을 남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시 주관사인 케이리즈는 아트갤러리이자 다양한 형태의 전시기획과 아트콜라보레이션을 수행하는 기획자 집단이다. 가능성 가진 국내 작가를 발굴해 K-예술의 힘을 세계시장에 선보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한국의 발달장애인 아티스트의 작가로의 활동을 지원하고, 이들을 세계적인 작가로 성장하도록 돕는 역할도 케이리즈 설립 초기부터 준비했던 일이다.
'BLANC' 기획 단계에서 가장 먼저 이뤄진 것은 도쿄 패럴림픽 당시 인연이 됐던 '도와지'소속 작가들 섭외였다. 이와 더불어 기존에 교류하던 한국과 프랑스의 신진작가들을 추가로 섭외해 참여작가를 구성했다.
김 대표는 "전시 준비과정에서 저희의 기획 의도에 대해서 공감하는 여러 단체에서 각자의 특화점을 보여줄 수 있는 방식으로 하나둘씩 추가로 합류하게 되면서 전시의 폭이 넓어지게 되었죠. 그 결과물은 전시가 개최되면 직접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는 "이 전시의 또 다른 특징은 이 모든 전시의 추진과정이 여러 개인과 기업의 기부로 진행된다는 점이죠. 예술 그리고 장애인 아티스트에 대한 사회적인 지원이라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한국의 발달장애인 아티스트들과 한국, 프랑스의 신진작가 총 15명이 참여하는 협업작품을 중심으로 한다. 그들의 개인 작품은 물론 협업작품을 바탕으로 인공지능(AI)과 가상현실(AR), 혼합현실(MR) 등을 적용해 제작한 2차 저작물 영상도 함께 선보인다.
2차 저작물 영상 제작에는 청각장애 K-POP 아이돌 그룹인 빅오션(Big Ocean)도 참여한다. 김 대표는 "전시 전체적으로는 예술, 장애, 한국-프랑스의 교류, 순수예술과 첨단기술, K-POP과 같은 다양한 주제가 어우러져 조화를 이루는 전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의 협업작품은 2024 패럴림픽 개최지인 파리를 총 15개의 구획으로 나눠 각각의 구획을 총 15명의 아티스트(한국 발달 장애인 작가 11명, 한국 작가 2명, 프랑스 작가 2명)가 각 구역의 주요 명소 및 경기장과 해당 경기장에서 개최되는 주요 경기를 모티브로 한 작품을 캔버스에 제작한 형태다. 이러한 15개의 캔버스를 모아 200호(250X180cm) 크기 하나의 작품으로 모아 전시하는 형태로 추진한다.
김 대표는 "모바일 앱 등을 통해 실시간 자세한 지역 모습까지 확인할 수 있는 현재는 누구나 쉽게 지도를 이용하고 정보를 확인할 수 있죠. 저는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이러한 정보를 바탕으로 다양한 아티스트들이 그들만의 색깔로 각각의 조각들을 새롭게 표현하고, 그 조각들을 하나의 화면으로 모아서 조화를 이루는 과정을 통해 모든 사람이 조화를 이루는 과정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 'BLANC'에서는 프랑스의 루이 가르뎅 에드워즈(Louis Cardin-Edwards)와 한국의 펠리즈 박(Feliz Park, 박성호) 작가는 특히 주목할 만한 하다.
루이 가르뎅 에드워즈는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프랑스 패션브랜드인 피에르 가르뎅(PierreCardin)의 디자이너이자 피에르 가르뎅의 증손자이다. 그는 패션과 예술 분야에서 왕성한 활동 중인 작가이다. 또, 펠리즈 박은 아직 20대에 불과하지만 그 경력을 무색하게 할 만큼의 색감과 디테일한 표현으로 세계적인 아티스트로 성장할 수 있는 아티스트이다.
김 대표는 "이번 전시는 올해 한번만이 아니라 앞으로도 매년 열리는 전시로 추진될 것이며, 이번 전시에서도 협업작품뿐 아니라 타 분야의 참여를 통한 2차 저작물제작을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준비과정을 전시 전까지 다양한 경로를 통해서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음 달 'BLANC' 전시 오픈 전까지 전시내용에 대한 새로운 소식을 지속해서 전할 것이며, 올해 전시 마지막까지 착실한 준비를 통해 좋은 전시를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박시나 기자 sina863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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