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를 지지한다"…'큰손' 기부자·흑인 단체까지 똘똘 뭉쳤다

송지유 기자 2024. 7. 23.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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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사퇴 하루만에 모인 후원금 2400억…
역대 대선 후보 중 일일 기준 가장 많은 금액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재선 도전 포기 이후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중심으로 민주당 지지층이 대결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블룸버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재선 도전 포기 이후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중심으로 민주당 지지층이 대결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선 후보를 교체하라"며 등을 돌렸던 민주당 '큰손' 기부자들이 속속 복귀하고 있고, 흑인 유권자·친환경 단체 등이 잇따라 지지를 선언하고 있다. 당 내에선 유력인사인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을 비롯해 '매직넘버'로 불리는 대의원 과반수가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AP통신·뉴욕타임스(NYT)·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을 종합하면 해리스 대선 캠프는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직 사퇴 및 해리스 부통령 지지 발표 후 24시간 만에 8100만달러(약 1120억원)의 기부금을 모집했다고 밝혔다.

이는 미 역대 대통령 후보 가운데 일일 기준 가장 많은 모금액이다. 이날 기부금을 보낸 후원자는 88만8000명으로 이 중 60%는 올해 처음으로 기부에 참여한 것으로 조사됐다. 캠프 측은 "기부자들 가운데 4만3000명은 해리스 부통령에 정기 후원을 약속했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이날 기부금이 몰리면서 해리스 캠프의 총 모금액은 2억5000만달러(약 3460억원)으로 늘어났다.

민주당 후원 사이트인 '액트블루'에도 24시간 동안 9000만달러(약 1245억원) 넘는 돈이 몰렸다. 이 역시 2020년 대선 이후 민주당에 들어온 일일 기준 기부금 중 최대 규모다.

해리스 캠프 기부금과 민주당 온라인 후원금을 합하면 하루 만에 1억7000만달러(약 2400억원) 이상을 끌어 모은 셈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 완주를 고집하면서 후원을 중단했던 월트디즈니 상속녀 아비가일 디즈니는 "해리스를 지지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카멀라 해리스 선거 캠프 직원들이 환호하고 있다. /AP=뉴시스

바이든 대통령에 실망해 이탈했던 흑인 유권자들도 똘똘 뭉치는 분위기다. 정치·기업·연예계 등 다양한 분야의 흑인 여성 4만4000여명으로 구성된 정치 지지단체 '윈 위드 블랙우먼'(WWBW)은 전날 밤 3시간 만에 150만달러(약 21억원)의 기부금을 모집했다.

미 의회에서 영향력이 있는 맥신 워터스 하원의원(캘리포니아), 조이스 비티 하원의원(오하이오), 재스민 크로켓(텍사스) 등 흑인 여성 의원들은'줌' 등 화상회의 플랫폼을 활용해 수천명에게 해리스 지지를 독려했다.

흑인 인권운동가 마틴 루터 킹 목사의 딸인 버니스 킹 목사도 해리스 지지 대열에 합류했다. 킹 목사는 "18세부터 투표를 해왔지만 지금까지 공개적으로 후보를 지지한 적이 없다"며 "하지만 앞으로 나는 100% 해리스 부통령 편에 서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천연자원보호협회(NRDC)·시에라클럽 등 미국 유력 환경·기후단체 4곳도 해리스 부통령 지지를 공식화했다.

민주당 내 유력 정치인들도 해리스 편에 섰다. 전날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부부에 이어 이날은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이 "대통령 후보에 출사표를 던진 해리스에 큰 자부심을 느낀다"며 공식 지지 선언을 했다.

민주당 대의원들도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 하루 만에 해리스 부통령에 지지 의사를 밝히는 등 기민하게 움직이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미 대통령 후보로 확정되기 위해 필요한 과반 대의원수(1976명)를 훨씬 웃도는 2214명에 달하는 지지를 확보, 사실상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됐다는 해석도 나온다.

규모가 가장 큰 캘리포니아주 대의원들을 비롯해 테네시·노스캐롤라이나·사우스캐롤라이나·루이지애나·뉴햄프셔·메릴랜드·켄터키·플로리다·펜실베이니아주 대의원들 대다수가 자체 투표 등을 통해 해리스 부통령 지지를 선언했다.

외신들은 해리스 부통령의 정치적 카리스마가 부족해 선거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에도 민주당이 놀라울 정도로 단합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어렵게 사퇴 결정을 한 만큼 후계자로 지목된 해리스 부통령을 중심으로 단결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송지유 기자 cli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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