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SK온 배터리, 中 뚫는다…지리자동차 서산공장 실사
‘고급형 전기차’ 배터리 공급 계약 논의
최재원 부회장, 그룹 간 협력 추진 성과
닛산 이어 고객사 다변화로 ‘흑전’ 속도
[이데일리 김은경 기자] SK온이 중국 지리자동차와 전기차 배터리 공급 계약을 위한 협상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SK와 지리 측이 그룹 차원에서 전략적 사업 협력을 추진한 데 따른 후속 성과다. 이번 협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SK온은 전기차 시장 ‘큰손’인 중국까지 고객사를 다변화하며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하게 될 전망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지리자동차 기술·연구개발(R&D)·해외협력 담당 임원진은 지난 20일 SK온의 국내 배터리 생산기지인 충남 서산공장을 방문했다. 이들은 SK온 배터리 제조 공정을 살펴보고 수율을 확인하는 등 현장 전반을 둘러본 뒤 SK온 임원진과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SK온 측은 “통상적인 완성차(OEM) 제조사의 방문 중 하나”라고 했다.
앞서 SK그룹은 지난달 11일 중국 저장지리홀딩그룹과 ‘전략적 사업 협력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그룹 간 전기차 배터리와 차량용 전장 부품 등 친환경 모빌리티 분야 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이 골자다. 당시 SK온의 성장을 주도한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킹이 협약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구체적인 협력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었다.
이번에 지리자동차 측에서 SK온 공장 실사에 나서면서 조(兆) 단위 배터리 공급 계약이 성사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양측은 중국 업체들이 주로 만드는 저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가 아닌 SK온 등 국내 업체들이 생산하는 삼원계(NCM) 배터리 공급 논의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지리자동차는 2026년 초까지 한국 고급 전기차 시장에 진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유럽이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높이는 등 무역 장벽을 쌓아 올리자 한국 시장 등으로 눈을 돌리게 된 것이다. 한국 진출을 타진 중인 지리자동차는 현지에서 배터리 셀을 조달하는 한편 유럽 시장을 공략할 전기차용 배터리 셀 공급처를 확보하기 위해 SK온과 협력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실사에 지리자동차의 배터리 팩 제조 자회사인 브램트(Vremt)가 함께 참여했다는 점에서 이 같은 해석에 힘이 실린다. SK온은 지난해 11월 지리그룹 산하 폴스타가 내년부터 생산할 예정인 ‘폴스타5’에 배터리 모듈을 공급하는 계약을 맺으며 고가 전기차 부문에서 이미 유럽향 고성능 삼원계 배터리에 대한 수요를 확인한 바 있다.
이번 계약이 성사되면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에 따른 부진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이석희 SK온 대표는 지난 22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에서 진행한 최고경영자(CEO) 특강에서 “전동화는 예정된 미래”라고 강조하며 위기 타개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SK온은 대규모 수주와 적극적인 증설을 통해 업계에서 가장 빠른 성장을 해왔다”며 “앞으로도 기술 혁신을 기반으로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고 글로벌 배터리 산업 성장을 견인하겠다”고 했다.
한편 SK온은 일본 완성차 업체 닛산과도 배터리 공급 물밑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계약이 연이어 성사되면 이르면 올 하반기에는 분기 흑자 전환을 달성하고 내년에는 연간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SK온은 2021년 4분기부터 10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며 올해 2분기에도 수천억대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은경 (abcdek@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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