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민주당 후보 사실상 확정… 양당 새 선거운동 전략
[파이낸셜뉴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민주당 대의원의 과반수로부터 지지표를 얻으면서 사실상 출마를 포기한 조 바이든 대통령을 대체하는 대선 후보가 됐다. 바이든의 후보 사퇴후 민주와 공화당은 선거운동 계획을 대대적으로 손질하기 시작했다.
22일(현지시간) AP통신과 CNN은 자체 설문조사 결과 이날밤까지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후보 지명에 필요한 민주당 대의원 과반수인 1976명을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해리스 선거운동 본부는 민주당 대선 후보에 필요한 지지를 확보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공식 후보 지명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과 국가를 통합하고 11월에 도널드 트럼프를 물리치겠다"라고 말했다.
해리스 진영은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과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부부의 지지를 얻어냈으며 그동안 바이든에 대한 정치후원을 중단했던 자금이 밀려들면서 24시간동안 8100만달러(약 1121억원)를 거뒀다.
올해 59세인 해리스는 바이든의 약점이었던 나이 문제에서 벗어나면서 지지자들에게 연방대법원의 낙태 합법화 폐기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명한 보수 성향의 연방대법관 때문이라는 것과 트럼프의 사법 리스크를 부각시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해리스는 이달 월스트리트저널(WSJ)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유권자들의 호감도가 바이든과 같은 35%로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민주당은 자메이카와 인도계 부모의 딸로 첫 흑인과 남아시아계 부통령임을 부각시켜 흑인과 라틴계, 젊은층 등 민주당 성향 유권자들의 지지표를 끌어모을 것으로 기대하며 바이든과는 다른 에너지 효과를 예상하고 있다.
대선 구도가 바이든 대 트럼프에서 해리스 대 트럼프를 바뀌면서 양당은 선거 전략 수정에 들어갔다.
WSJ은 미국 공화당이 바이든 재선 저지 전략을 수정해 곧바로 해리스를 공격하는 광고를 일부 경합주에서 방영하면서 본격 공략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부통령 러닝 메이트인 JD 밴스 오하이오주 연방 상원의원도 고향인 오하이오주와 버지니아주에서 독자 유세에 나서 해리스 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이 실패한 정책에 모두 서명을 했으며 대통령의 건강 문제를 은폐했다고 비난했다.
트럼프 후보를 지지하는 슈퍼팩은 앞으로 2주동안 해리스 공격 광고에 1100만달러(약 152억원)를 투입하면서 그동안 바이든의 약점이었던 물가상승과 이민 문제를 전가시킨다는 계획이다.
트럼프 선거진영은 후보 토론회로 바이든 대통령을 “해고”시켰다며 “위험할 정도로 진보적인” 해리스 부통령도 같은 길을 걷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진영 고위 관계자는 바이든의 인기를 끌어내린 이민과 인플레이션(물가상승) 문제에 해리스도 책임이 있다는 식으로 더 부적합한 후보라는 것을 부각시킬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민은 올해 미국 대선에서 유권자들이 갖는 최대 이슈 중 하나로 트럼프 진영은 여기에 중점을 두고 있다.
지난 2021년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으로부터 중남미에서 미국으로 입국을 시도하는 주민들의 근본적인 이유인 빈곤과 폭력, 여성의 기회 부족을 파악하라는 지시를 받았으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 같은 약점을 트럼프 진영은 놓치지 않겠다는 태세다.
한편 영국의 도박사들은 11월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승리할 가능성을 더 높게 보고 있다.
영국 스카이뉴스는 도박업체 베트페어 익스체인지의 통계에서 해리스가 민주당 내부에서 상승세를 타면서 당선 가능성이 23%로 종전 보다 6%p 높아졌지만 62%인 공화당 트럼프 후보에 비해 열세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해리스가 지난주 공식으로 공화당 후보로 지명된 트럼프 전 대통령에 승리를 거두기 위해서는 많은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흥미로운 것은 지난 2021년에는 해리스의 대통령 당선 가능성이 바이든과 트럼프보다도 더 높았다는 점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3일 저격 위기 모면과 바로 다음주 진행된 공화당 전당대회를 거치면서 당선 가능성이 69%까지 상승했었다. 스카이뉴스는 또 사법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은 크게 타격을 받지 않았다고 전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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