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유령 함대, 러시아산 가스 실어나른다 [김리안의 에네르기파W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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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이 러시아산 석유, 천연가스에 이어 LNG까지 금수 제재에 나설 것에 대비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자국의 에너지자원을 실어나르는 '암흑 함대'를 확장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러시아산 LNG의 주요 소비처인 유럽연합(EU)과 아시아는 글로벌 가스 시장의 혼란을 피하기 위해 전면적인 수입 금지를 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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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 연관된 것으로 의심되는 정체불명의 액화천연가스(LNG) 구매자들이 LNG 전용 운반선 수십 척을 매입하고 있다. 서방이 러시아산 석유, 천연가스에 이어 LNG까지 금수 제재에 나설 것에 대비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자국의 에너지자원을 실어나르는 '암흑 함대'를 확장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2일(현지시간) "해운업계 내부자들에 따르면 주로 아랍에미리트(UAE)에 등록된 정체불명의 회사들이 지난 1년 동안 LNG 선박 매입을 늘려 연식이 오래된 선박의 시장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선박 구매 행태는 러시아 정부가 서방의 제재를 피해 세계 각지로 석유를 판매하기 위해 '암흑 함대'를 구축했던 방식과 유사하다. 러시아 정부가 서방의 LNG 제재가 석유 제재안 수준으로 강화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작년 2분기 이후 50척 이상의 LNG 선박 소유권이 아랍에미리트(UAE)에 위치한 회사들로 이전됐다. 윈드와드(Windward)의 데이터에 따르면 이 같은 소유권 이전은 예전에는 드문 일이었다. 선박 모니터링 기업 케이플러의 리스크 및 컴플라이언스 팀은 "LNG 탱커 시장에서의 이러한 변화가 러시아와 연관된 복잡한 해양 운영 네트워크를 가리키고 있다"고 말했다. 선박을 구매하는 기업들의 소유 구조는 매우 불투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LNG는 러시아 전시 경제에서 중요한 수입원이 되고 있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향(向) 송유관을 통한 가스 수출이 중단됐지만, LNG 수출이 해당 손실분을 보충해주고 있다. 러시아산 LNG의 주요 소비처인 유럽연합(EU)과 아시아는 글로벌 가스 시장의 혼란을 피하기 위해 전면적인 수입 금지를 피하고 있다. 최근에서야 일부 제동을 걸기 시작했다. EU는 지난달 러시아산 LNG가 EU 항구에서 '선박 갈아타기'를 통해 제3국으로 재수출되는 것을 금지하기로 했다.
하지만 트레이더들은 "최근 감지되고 있는 불투명한 함대가 서방 제재를 받은 러시아 LNG 프로젝트에서의 무역을 촉진하고, 러시아의 시장 입지를 강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SSY의 데이터에 따르면 '암흑 함대'에 의한 수요가 늘면서 15년 이상 된 LNG 선박의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2022년에는 2007년에 건조된 LNG 선박 한 척이 약 5000만 달러에 판매됐지만, 올해는 8000만 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SSY의 LNG 관리 이사인 토비 듀니페이스는 "LNG 추진 기술의 드라마틱한 개선과 환경 규제 강화로 인해 구형 증기 터빈으로 가동되는 LNG 선박 시장은 쇠퇴하고 있었지만, 최근 이러한 유형의 선박의 가치가 부활했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원인으로는 러시아의 암흑 함대가 해당 선박들에 대한 수요를 늘리고 있는 데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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