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전설적 팝그룹 ‘포탑스’ 마지막 멤버 파키르 별세

히트곡 ‘리치 아웃 아일 비 데어’ 등
1960년대 풍미하며 테너 보컬로 활동
마지막 생존 멤버…향년 88세

남성 팝그룹 ‘포탑스’ 멤버 압둘 ‘듀크’ 파키르의 생전 2009년 그래미 평생공로상 수상 당시 모습. [사진=AP연합]

1960년대를 풍미한 남성 4인조 팝그룹 ‘포탑스(The Four Tops)’의 마지막 생존 멤버 압둘 ‘듀크(활동명)’ 파키르가 세상을 떠났다. 향년 88세.

2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파키르의 가족은 이날 성명을 내고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자택에서 파키르가 심부전으로 숨졌다고 밝혔다.

파키르는 여러 히트곡을 내며 미국 팝 역사의 한 시대를 장식한 모타운 레코드의 인기 그룹 포탑스에서 원조 창립멤버로서 수십 년간 테너 보컬로 활약했다.

본명은 압둘 카림 파키르로 디트로이트에서 방글라데시 출신 공장 근로자였던 아버지와 조지아주 출신 목사의 딸이었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어머니와 함께 교회 성가대에서 활동하다 음악적 재능을 발견하고 가수의 길을 걷게 됐다.

파키르는 1954년 동네 친구 리비 스텁스 등 3명과 함께 중창단 ‘포 에임스’(The Four Aims)를 결성해 활동하다 이름을 포탑스로 바꾼 뒤 모타운 레코드와 1962년 음반 계약에 성공하며 팝스타로 데뷔했다.

포탑스는 1964~1967년간 ‘톱(Top) 20’ 차트 안에 들어가는 히트곡 가운데 무려 11곡을 발표했고, 이 가운데 2곡이 1위를 차지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1990년에 로큰롤 명예의 전당, 1998년에는 그래미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파키르 자신도 2009년 그래미 평생공로상을 수상했다.

주요 히트곡으로는 ‘아이 캔트 헬프 마이셀프(I Can’t Help Myself)‘, ’리치 아웃 아일 비 데어(Reach Out I‘ll Be There)’, ‘베이비 아이 니드 유어 러빙’(Baby I Need Your Loving), ‘스탠딩 인더 섀도 오브 러브’(Standing in the Shadows of Love), ‘버너뎃’(Bernadette) 등이 있다.

포탑스는 1990년대까지 무대 공연을 이어갔지만 1997년 로런스 페이튼에 이어 르날도 오비 벤슨(2005년), 스텁스(2008년) 등 핵심 멤버들이 사망하면서 원조 그룹 활동은 접을 수 밖에 없었다.

파키르는 이후 페이튼의 아들 등을 영입해 포탑스 투어 공연을 진행하는 한편 원조 멤버들의 삶을 바탕으로 한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기획하기도 했다.

그는 모타운 레코드가 1970년대 초 디트로이트에서 로스앤젤레스(LA)로 옮긴 뒤에도 평생을 디트로이트에 남아 보냈다. 유족으로는 50년간 함께한 부인 파이퍼 깁슨과 7명의 자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