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간판에 다시 불붙은 운용사 3위 쟁탈전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3위' 자리를 놓고 국내 자산운용사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앞서 ETF 브랜드를 리뉴얼한 뒤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을 비롯해 최근 KB자산운용과 한화자산운용도 기존 ETF 브랜드를 버리고 새 간판을 달았다. 새 부대에 새 포도주를 담겠다는 의지가 녹아든 결정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코스콤 ETF 체크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국내 ETF 순자산총액은 158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말 121조원 대비 38조원(31.1%) 가까이 늘었다.
지난 2002년 국내 증시에 ETF가 처음 출시된 후 순자산총액이 처음 50조원에 도달하기까지는 18년이 소요됐지만, 50조원에서 100조원까지는 그로부터 2년, 다시 150조원 규모로 성장하기까지는 불과 1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현재 운용자산(AUM) 기준 1, 2위는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운용이 확고하게 자리 잡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순자산총액은 삼성자산운용이 59조2000억원(38.78%), 미래에셋자산운용이 55조4000억원(36.31%) 수준이다.
같은 기간 KB자산운용은 순자산총액 11조7000억원(7.67%)으로 3위를 수성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투자신탁운용(10조200억원, 6.67%), 신한자산운용(4조5000억원, 2.98%), 한화자산운용(3조5000억원, 2.29%) 등 3~6위의 점유율 격차는 크지 않다.
특히 지난 2022년 기존 'KINDEX'에서 'ACE'로 브랜드 리뉴얼을 단행한 한투운용이 약진했다. 한투운용은 지난해 말 기준 5조900억원(4.89%)에서 점유율을 1.78%p나 확대했다.
한투운용은 리브랜딩에 앞선 2021년 배재규 대표를 당시 삼성자산운용 총괄 부사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하며 상품 발굴과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진행왔다. 배 대표는 국내 시장에 ETF를 처음 들여와 'ETF의 아버지'로 불리는 인물이다.
반면 KB운용은 지난해 말(9조7000억원, 8.03%)과 비교하면 점유율이 소폭(0.36%p) 하락했다. 한화운용은 지난해 말 5위(2.44%)에서 6위로(2.29%)로 1계단 밀려났다.
이들 운용사가 3위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게 된 배경이다.
KB자산운용도 올 초 김영성 대표 취임 이후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의 ETF마케팅본부와 ETF운용본부를 ETF사업본부로 통합하고 한투운용 출신의 김찬영 상무를 본부장으로 영입했다.
지난달 28일에는 ETF 브랜드명을 'KBSTAR'에서 'RISE'로 일괄 변경했다. 'RISE'의 슬로건은 '다가오는 내일, 떠오르는 투자(Rise Tomorrow)'다. 개인투자자들의 건강한 연금 투자를 돕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한편 한화자산운용은 이날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 브랜드 리뉴얼 행사를 열었다. 브랜드명은 기존 'ARIRANG'에서 15년 만에 'PLUS'로 탈바꿈한다.
권희백 한화자산운용 대표는 "PLUS는 ETF 시장 발전을 견인하면서 가치를 더해 나가겠다는 전략적 의지를 담은 브랜드"라며 단순히 브랜드명을 바꾸는 것 이상의 의미라고 거듭 강조했다.
최영진 한화자산운용 전략사업부문장은 브랜드 변화의 배경에 대해 "시대의 변화와 함께 금융 시장의 트렌드에 맞춰 고객 여러분께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브랜드를 변경하게 됐다"며 "보이지 않는 가치를 찾아내 보다 풍요로운 미래를 제공하고자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브랜드 출범 이후 출시할 상품으로는 'PLUS고배당프리미엄위클리콜옵션', 'PLUS일본엔화초단기국채', 'PLUS글로벌AI인프라' 등 3종을 공개했다.
자산운용업계의 한 관계자는 "낮은 거래 비용과 투자자금 회수 용이성, 운용 투명성 등 장점에 힘입어 글로벌 ETF 성장세가 가파른 상황"이라며 "기존 1, 2위와의 격차는 크지만 3위는 노려볼 만 하다고 판단한 후발주자들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하연기자 summer@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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