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평위' 저격한 전공의…빈자리 지켜주는 교수도 안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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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전공의 단체가 이번엔 정부의 수련환경평가위원회 개선 방안을 지적하고 나섰다.
박단 대전협 비대위원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복지부가 지난 5월 수평위 전공의 위원을 1~2명 늘리겠다고 발표했는데 이번엔 말을 바꿔 복지부 장관이 지정하는 전문가 위원을 2명 늘리겠다고 했다"며 "정부가 전공의 수련환경을 개선하려는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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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전공의 단체가 이번엔 정부의 수련환경평가위원회 개선 방안을 지적하고 나섰다. 전공의들은 정부뿐만 아니라 의료계 선배인 대한의사협회와 교수까지 '믿지 못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23일 정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복지부는 최근 '전공의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이하 전공의법) 시행령 일부 개정령안을 입법예고하고 의견을 수렴 중이다. 개정안에는 수평위의 전문적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복지부 장관이 지정하는 전문가 위원을 현행 3명에서 5명으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았다.
전공의법에 근거해 전공의 수련 정책과 제도에 관한 전반적인 사항을 논의하는 심의기구인 수평위는 13명의 위원으로 운영 중이다. 위원 구성은 대한의사협회 1명, 대한병원협회 3명, 대한의학회 3명, 전문가 3명, 복지부 1명, 대한전공의협의회 2명 등이다.
전공의 단체는 정부가 대전협 위원이 아닌 전문가 위원을 늘리는 것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박단 대전협 비대위원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복지부가 지난 5월 수평위 전공의 위원을 1~2명 늘리겠다고 발표했는데 이번엔 말을 바꿔 복지부 장관이 지정하는 전문가 위원을 2명 늘리겠다고 했다"며 "정부가 전공의 수련환경을 개선하려는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전공의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에 명시된 '의료법 제28조 제1항에 따른 의사회에서 추천하는 전공의 대표자'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박 위원장은 "수평위는 입법 취지에 맞게 전공의를 보호하고 근로와 교육 환경을 개선하는 독립적인 기구가 돼야 한다"며 "본래 입법 취지에 맞게 근로자이자 수련 당사자인 전공의 추천 위원 비율을 50% 이상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비판의 배경에는 수평위에 포함된 교수 2명과 의협 1명마저 전공의의 편이 아니라는 인식이 있다. 최근 의대 교수들은 하반기 수련에 미복귀 전공의의 자리를 지켜주기 위해 교육을 거부하는 등 강경한 대응을 보이고 있지만 그동안 전공의를 착취하고, 고용자 입장에 있었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의대 교수 A씨는 "선배를 못 믿는 전공의의 마음도 이해한다"며 "그동안 수련환경, 병원구조가 전공의의 희생을 강조해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뿐만이 아니라 여러 교수가 뒤늦게 전공의의 마음을 살피지 못했다고 후회하고 있다"며 "복귀 시점도, 수평위 구성도 전공의가 원하는 대로 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했다.
전공의들은 수평위뿐만 아니라 의협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 등 의료계 선배에 대한 반발심을 계속해서 드러내고 있다. 의대 교수 B씨는 "지금 전공의는 2020년 파업 당시 의협이 대전협과 합의되지 않은 내용을 일방적으로 발표한 걸 지켜본 의대생"이라며 "의협도 믿지 못하겠다는 마음은 오래된 불신부터 시작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 위원장은 "지난 2월 기준 병협 추천 위원은 병원장, 의협·의학회·전문가 의원은 모두 교수로 13명 중 9명이 수련병원 원장과 교수"라며 "위원장 역시 병원장으로 (수평위는) 결국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국회에서도 전공의 특별법을 개정해 (수평위 위원 구성 개편) 내용을 명시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정부는 수평위 전문위원에 전공의가 포함될 수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복지부는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수평위에서 현재 2명인 전공의 위원을 확대하기 위해 개정하고 있다"며 "현재 입법예고안은 전공의 추천 위원을 확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단비 기자 kdb@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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