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 키스 시도에 "안돼요, 선생님"…中 명문 인민대 발칵

[서울=뉴시스]박은영 인턴 기자 = 중국의 명문대인 인민대 박사과정생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지도교수의 성추행을 폭로해 파문이 일고 있다.

22일(현지시각) AP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자신의 이름을 '왕디'라고 밝힌 여학생은 웨이보에 59분 분량의 동영상을 올렸다.

왕디는 자신이 인민대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라며 신분증을 들어 보였다.

마스크를 쓴 채 영상에 등장한 왕디는 인민대 전 부학장이자 전 공산당 대표인 지도교수가 자신을 물리적, 언어적으로 학대했다고 주장했다.

또 그의 성적 접근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2년이 넘는 기간 동안 교수가 자신에게 많은 업무를 시켰고, 박사학위 취득을 막겠다고 협박했다고 폭로했다.

왕디는 성추행의 증거라며 음성 파일을 공개했다. 파일에는 한 남성이 여성에게 강제로 키스를 시도하려고 하자 "안 돼요, 선생님"이라고 말하며 저항하는 음성이 담겼다.

왕디는 "나는 더 이상 견딜 수 없고 물러설 곳이 없다. 그래서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며 해당 교수를 처벌하고 새로운 지도교수를 임명해달라고 요구했다.

이 게시물은 하루 만에 220만개의 '좋아요'를 받았고, 많은 이들이 왕디를 지지하는 댓글을 남겼다.

인민대는 22일 해당 교수에 관한 의혹이 사실이라고 판단, 문제가 된 교수를 해고했다고 밝혔다. 학교 측은 해당 교수가 "교육 본래의 사명을 심각하게 배신했다"며 그의 행위가 당 규율과 학교 규칙을 위반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그의 공산당원 자격을 박탈하고 법에 따라 당국에 사건을 신고했다고 덧붙였다.

대학 측의 결정이 발표된 후 왕디의 웨이보 게시물은 사라졌다.

최근 몇 년간 중국에서는 공개적인 성희롱 고발이 드물었는데, 이는 '미투 운동'(Me too)이 정부에 의해 빠르게 진압됐기 때문이다. 특히 공산당은 사회 운동을 안정과 권력 유지에 대한 잠재적 위협으로 간주한다고 AP는 덧붙였다.

앞서 지난 6월에는 미투 운동의 하나로 여성의 권리를 옹호한 중국 언론인이 국가 전복 및 선동 혐의로 징역 5년 형을 선고받았다.

2021년에는 테니스 스타 펑솨이가 장가오리 전 부총리를 성폭행 혐의로 고발했다가 대중의 시야에서 사라진 일이 있었다. 펑솨이의 폭로 게시물은 20분 만에 빠르게 삭제됐고, 이에 대한 논의는 여전히 엄격하게 검열되고 있다고 AP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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