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대기업은 ‘슈퍼빌런’이 아닌 ‘슈퍼스타’... NBER “40년간 GDP성장 주역”

한상헌 기자(aries@mk.co.kr) 2024. 7. 23.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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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의 전미경제연구소(NBER)를 통해 발표된 논문이 화제다.

한강의 기적으로 불리는 고도성장 기에 한국 대기업으로 자본과 노동의 집중이 심화됐는데 경제성장률과 사회적 후생향상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줬다고 분석했기 때문이다.

기존의 연구들이 대기업 집중에 따른 한국경제에 대한 부정적 영향에 주목했던 것과는 상반된 분석이다.

연구자들은 한국의 대기업 집중 현상이 높은 생산성과 우수한 성과를 통해 경제 성장에 크게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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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경제연구소 워킹페이퍼 발표
뛰어난 성과는 높은 생산성 증가에 기인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 10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내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했다. 이번 호실적은 인공지능(AI) 시장 확대 등으로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오르면서 실적 반등에 성공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5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모습. <이충우 기자>
“한국의 대기업은 ‘슈퍼빌런(악당)’이 아니라 ‘슈퍼스타’였다”

최근 미국의 전미경제연구소(NBER)를 통해 발표된 논문이 화제다. 한강의 기적으로 불리는 고도성장 기에 한국 대기업으로 자본과 노동의 집중이 심화됐는데 경제성장률과 사회적 후생향상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줬다고 분석했기 때문이다. 기존의 연구들이 대기업 집중에 따른 한국경제에 대한 부정적 영향에 주목했던 것과는 상반된 분석이다.

이번 논문에는 최재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코노미스트와 안드레이 레브첸코 미시간대 교수를 비롯한 4명의 연구자가 참여했다. ‘슈퍼스타인가 슈퍼빌런인가? 성장 기적을 이룬 한국의 대기업들’이라는 워킹페이퍼에서 연구자들은 1972년 이후 2011년까지 40년 동안의 대기업 기여도를 분석했다. 소규모 개방경제 모형을 구축하고, 이 기간 기업의 국내외 매출액 점유율, 임금 점유율, 자본 점유율 같은 자료를 바탕으로 한국의 경제 성과에 대한 대기업 기여도를 계량화했다. 논문은 삼성전자, 현대차, LG전자, 포스코, LG화학을 비롯한 대기업이 여기에 해당한다고 언급했다.

분석결과 각 부분에서 뛰어난 성과를 거둔 상위 3개 기업은 2011년의 경우 실질 국내총생산(GDP)에 15%를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순현재가치(NPV)로 계산한 사회적 후생은 이들 기업이 없었다면 4% 낮았을 것으로 논문은 봤다.

삼성전자의 뛰어난 생산성이 없었다면 실질 GDP는 6.4%, 후생의 현재가치도 1.0% 줄어들었을 것으로 논문은 분석했다. 현대차도 평범한 기업처럼 성장했다고 가정했을 경우 1.1%, 0.5% 낮았을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자들은 한국의 대기업 집중 현상이 높은 생산성과 우수한 성과를 통해 경제 성장에 크게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이런 경제성장을 이끈 대기업은 ‘슈퍼악당’이 아닌 ‘슈퍼스타’로써 실질소득 증가에 긍정적인 요소가 됐다고 진단했다.

논문은 고도 성장기에 크게 상승한 기업 집중도를 먼저 분석했다. 제조업 총생산을 조사했을 때 상위 3개 기업의 점유율은 40년 동안 10.1%에서 28.5%로 증가했다.

연구자들은 상위 기업의 뛰어난 성과는 노동과 자본 집중이라는 부정적 왜곡현상보다는 높은 생산성 증가에 기인한다고 했다. 이들 기업이 없었다면 2011년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낮았을 것이고, 1972~2011년 동안 순현재가치(NPV)로 계산한 사회적후생도 낮았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런 효과의 대부분은 상위 3개 기업의 뛰어난 생산성 증가에 기인했다. 이런 생산성 향상이 없었다면 각각 13.7%, 2.8% 줄어들 것으로 전망해 다른 요소보다 비중이 가장 컸다. 상위 3개 기업은 상당히 높은 총요소생산성(TFP)을 보였는데 1972년엔 다른 기업에 비해 2.6배 생산성이 높았지만, 2011년엔 10.9배로 더 커졌다.

논문은 “몇몇 대기업의 생산성 증가가 실질 GDP와 기업 집중도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며 “기업집중도 증가가 경제적 불안 현상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연구자들은 상위 대기업인 삼성전자와 현대차 성장이 일반기업과 같은 속도로 이뤄졌다면 지금과 같은 한국의 경제 성장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봤다.

논문은 대기업의 GDP기여도와 기업 집중도를 통해 기업의 가치를 진단했다. 기업 집중도가 높아질수록 GDP기여도가 높아지는 나타내는 기업을 ‘슈퍼스타’로 명명했다. 여기에는 삼성전자, 현대차, LG전자, 포스코, LG화학 등이 해당됐다.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는 “대기업이 한국의 경제성장을 견인해오며 국가경쟁력에 큰 영향을 끼쳤다”며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경제구조가 수출 중심의 경제성장과 내수에서도 건설을 비롯한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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