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한쪽으로 기우는 아이’...사경과 사두의 치료시기는 언제가 적당할까

2024. 7. 23.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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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예병국 청주연세재활의학과의원 대표원장■

아빠 엄마가 걱정 가득한 얼굴로, 생후 얼마 되지도 않은 너무나 작고 이쁜 아기를 소중히 안고 진료실로 들어옵니다. 바로 사경 진료가 시작되는 전형적인 모습입니다.

사경이란 편측 흉쇄유돌근(목빗근)이 두꺼워지거나 먼저 발달이 되면서, 한쪽으로 고개는 기울어지고, 얼굴은 반대측으로 회전하여 보게 되는 증상입니다. 사경이 심한 경우에는 근육에 멍울이 잡히거나 확연하게 두꺼워지기도 하며, 회전된 쪽의 머리가 납작해지는 ‘사두증’을 동반하기도 합니다.

사경의 원인은 아직까지 정확하게 밝혀진 원인은 없지만, 분만과정에서 흉쇄유돌근이 외상을 받아 혈종이 생기고 섬유화되어 구축을 유발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는 태아가 엄마 뱃속에서 한쪽으로만 누워있어서 발생하기도 하고, 습관적으로 한쪽으로만 바라보고 사용하여 발생하기도 합니다. 극히 드물지만 아이의 눈(시각)의 문제로 초점을 맞추기 위해 사경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 외에도 과도한 부모의 욕심으로 발달단계를 무시하고, 정상적인 시기보다 빨리 아이를 앉히는 과정의 결과로 경추에 과도한 부하가 가서 사경으로 진행하는 경우도있습니다.

우리 아이가 한쪽만 보거나 머리 한쪽이 눌려 있는 것을 발견한 부모는 우선 인터넷으로 증상에 대해서 찾아볼 것이고, 요즘 치료법에 대한 정보도 많아서 부모님이 자가 치료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하지만 사경의 치료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우선 사경의 원인을 명확하게 진단해야 합니다. 근육에 덩어리가 있어서 발생한 선천성 사경인지, 단순히 양측 목근육의 발달의 불균형으로 발생한 사경인지, 사두가 동반되어 있지는 않은지, 다른 원인이 있는 것은 아닌지 신체 검진과 초음파 검사를 통해 정확하게 진단을 해야합니다. 그리고 선천성 사경의 경우에는 30% 정도에서 고관절 이형성증을 동반하기 때문에 고관절 초음파 검사도 꼭 시행해야 합니다.

그리고 사경의 치료는 단순히 반대쪽을 보도록 강제로 근육을 만지거나 스트레칭 해주는 것이 아니라 환아가 스스로 볼 수 있도록 유도하는 섬세한 테크닉이 필요한 치료입니다. 강제로 힘으로 고개를 돌리거나 스트레칭 해버리면 오히려 환아가 버티면서 반대로 힘을 주어 사경이 더 심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확한 진단이 선행되지 않은, 인터넷에서 보고 따라하는 자가치료는 절대 삼가야함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습니다.

사경과 함께 동반되는 사두에 대해서도 헬멧치료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두의 원인이 한쪽으로만 봐서 발생하는 사경 때문이라면 헬멧을 먼저 할 것이 아니라 사경치료를 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머리뼈는 여러개의 머리뼈가 서로 맞물려 있는 상태인데 아기일 때는 머리뼈가 서로 맞닿아 있지 않다가 생후 7~8개월 정도 되면 대부분 맞닿게 되고 18개월에는 대천문이라는 곳이 완전히 닫히게 됩니다. 그래서 생후 7개월전까지는 바라보는 방향에 따라 머리모양이 유동적으로 변할 수 있다는 것이고, 헬멧을 무조건 착용시키기보다는 사경치료를 통해 머리모양이 자연스럽게 정상화 되도록 유도하는 것이 좋습니다.

가끔 사경을 꼭 치료해야 하는 건지 물어보시는 부모님들이 있습니다. 너무 어린 아기여서, 아기가 힘들어할까봐 걱정해서 이런 질문을 하시는데, 사경 치료는 우선 일찍 치료를 시작할 수록 결과도 좋고 그만큼 치료 기간도 짧아집니다. 그리고 사경은 한쪽 목근육만 단축된 것이 아닌 경추와 상부 흉추의 회전 문제도 동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무엇보다 사경으로 인한 사두를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사경이 명확하다면 하루라도 빨리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증상만으로는 사경인지 아닌지 애매모호한 경우가 가장 많기 때문에 사경이 의심되는 증상이 있다면 최대한 빨리 병원을 내원하셔서 진료를 보고 사경의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인터넷의 정보만을 믿고 섣불리 사경, 사두를 판단하고 자가치료를 하지 말아야 합니다. 증상이 의심된다면 최소의 치료 기간과 최대의 치료 효과를 위해 신속히 전문의의 진료를 보고 정확한 상담과 진단, 부모교육을 받으면서 치료를 해야 합니다.

예병국 청주연세재활의학과의원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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