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웨이브 합병 논의 속 살아나는 토종 OTT…넷플릭스의 위기?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들이 올해 들어 부동의 1위인 넷플릭스와의 격차를 좁히고 있다.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도 추진되고 있어 시장의 격변이 예상된다.
23일 데이터플랫폼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넷플릭스의 지난달 월간 사용자 수(MAU)는 1096만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1월(1282만명)과 비교하면 14.5%나 감소한 수치다. 지난해 1300만~1400만명 선을 유지하다 올해 들어 이용자가 빠지고 있다.
넷플릭스의 부진은 올 상반기 오리지널 시리즈와 예능 모두 큰 반향을 끌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많다. 게다가 지난해 12월 기본 요금제(베이직) 신규 가입을 막고 광고요금제를 내놨는데 여론이 썩 좋지 않았다. 반면 토종 OTT 업체들은 스포츠 중계권 확보와 드라마의 흥행 덕분에 사용자를 크게 늘렸다.
업계 2위 티빙은 지난달 이용자가 739만9000명으로 상승 곡선을 그리며 넷플릭스를 추격하고 있다. 올해 한국프로야구(KBO) 온라인 독점 중계권을 확보하면서 이용자가 크게 늘어난 덕분이다. 최근 tvN 드라마 <눈물의 여왕>과 <선재 업고 튀어>가 큰 인기를 끌면서 시청자 유입이 지속됐다. 쿠팡플레이도 해외 축구 등 스포츠 중계권 확보에 집중하면서 지난 3월 자체 최고치인 780만명을 찍은 뒤 지난달 663만명을 기록했다. 웨이브는 지난달 432만명으로 전달 대비 소폭 증가했고, 존폐 위기에 놓인 왓챠는 운영 효율화를 통해 설립 이후 처음으로 지난 5월 월간 흑자를 달성했다.
스포츠 중계에 적극적인 티빙과 쿠팡플레이의 약진이 눈에 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은 지난달 펴낸 ‘OTT 사업자의 스포츠 중계권 확보에 따른 이용자 수 추이 분석’ 보고서에서 “국내 OTT 가입자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사업자들이 스포츠 실시간 중계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며 “스포츠 중계권 확보를 통해 다양한 연계 콘텐츠 제작이 가능하고, 수개월간 중계를 통해 가입자들의 락인(Lock-in)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반기 국내 OTT 시장은 격변이 예고돼 있다.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이 성사되면 단순 합산 이용자 수 기준으로 넷플릭스를 넘어서기 때문이다. 현재 두 회사의 주주사 간 의견 차이로 난항을 겪고 있지만,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국내 플랫폼이 넷플릭스에 맞서기 위해선 덩치 키우기가 필요한 상황이다. 쿠팡플레이는 다음달 쿠팡 와우멤버십 요금 인상이 예정돼 있어 가입자 이탈 여부에 관심이 모인다.
넷플릭스의 경우 이용자 수는 줄고 있지만, 월간 카드 결제금액은 올해 들어 460억~470억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접속 횟수는 줄었다고 해도 구독은 계속 하고 있다는 얘기다. 넷플릭스는 하반기 <오징어게임2> 공개가 예정돼 있어 반등 가능성이 점쳐진다. 넷플릭스는 이 시리즈의 세계관을 기반으로 한 게임도 선보일 계획이다.
배문규 기자 sobbel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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