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선화, 독보적인 그녀[인터뷰]
배우 한선화는 코믹 연기에 있어선 ‘믿고 보는 배우’다. tvN ‘술꾼도시여자들’ 시리즈부터 영화 ‘달짝지근해’, 종합편성채널 JTBC ‘놀아주는 여자’까지 여러 작품에서 그가 보여준 웃음 타율은 9할대다. 신작 ‘파일럿’(감독 김한결)에서도 마찬가지다. 코믹한 캐릭터를 그만큼 잘 살리는 30대 여배우도 없을 거란 칭찬에 ‘푸하하’ 웃음을 터뜨린다.
“그 생각, 저도 샤워하면서 살짝 해봤어요. ‘파일럿’은 2년 전 촬영한 건데 당시엔 제 코가 석자라 잘하고 싶은 마음에 모든 걸 내려놓고 굉장히 충실하게 연기했는데요. 2년이 지나 지금 시사회서 보니 제가 봐도 제가 너무 웃겨서 민망할 정도더라고요. 아마도 제 코믹 연기에 평가가 좋은 건 제 이미지가 대중에게 친근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그래서 많은 사람이 서슴없이 웃을 수 있는 게 아닌가 싶고요.”
한선화는 최근 스포츠경향과 만나 ‘파일럿’에 관한 이야기와 ‘놀아주는 여자’로 인기를 실감하는 요즘 마음가짐 등에 대해 털털하게 들려줬다.
■“존경하는 선배 조정석, 호흡한 건 영광”
‘파일럿’은 스타 파일럿에서 하루아침에 실직자가 된 ‘한정우’(조정석)가 파격 변신 이후 재취업에 성공하며 벌어지는 코미디다. 한선화는 ‘한정우’의 여동생이자 ASMR 뷰티크리에이터 한정미 역을 맡아 조정석과 코믹 호흡을 맞춘다.
“선배는 진짜 천재예요. 어떻게 이런 상황에 저런 아이디어를 생각해내지? 한두번 놀란 게 아니라니까요. 후배로서 자극과 공부가 됐지만 한편으론 부럽더라고요. 나도 더 열심히 해서 선배가 생각해내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어내야지, 이런 생각도 했죠. 그저 경이로웠거든요. 그래서 막히는 게 있을 때마다 선배에게 주저없이 물어봤어요. 도와달라고요.”
함께 출연하기 전부터 조정석의 팬이었다고 고백했다.
“존경하는 선배이자 팬이었어요. 그런 분과 현장에서 만나다니, 영광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잘해보고 싶은 욕심이 더 커지기도 했어요. 극 중 ‘한정우’의 뱃살을 미는 장면에선 제가 너무 열심히 하니까 조정석 선배가 오히려 민망해하더라고요. 까르르.”
이번에도 코믹하지만 사랑스러운 매력을 놓지 않는 그다.
“‘술꾼도시여자들’ 이후로 절 러블리하게 봐주는 것 같아요. 전 그렇게 생각하진 않지만요. 아마도 제가 솔직해서 그런 매력이 나타날 때 사랑스러워 해주는 것 같은데요. 이 모습들을 많이들 좋아해주니 저야말로 감사할 뿐이죠.”
■“과묵한 엄태구, 사적 대화가 대사보다 적을 걸요”
‘놀아주는 여자’에서는 키즈크리에이터 ‘고은하’로 분해 조폭 보스 출신 ‘서지환’(엄태구)과 알콩달콩한 로맨스를 펼친다. 엄태구와 케미스트리가 좋다고 하니 즐거워하는 그다.
“지난해에 촬영한 작품인데요. 떠올려보면 슛 들어갈 때 우리는 정말 ‘지환’과 ‘은하’ 그 자체로 잘 놀았던 것 같아요. 엄태구가 말이 적고 굉장히 수줍어해서 사적인 대화는 ‘지환’과 ‘은하’ 대사보다 적었지만, OCN ‘구해줘’ 이후 엄태구와 다시 만날 수 있어서 즐거웠어요. 그땐 제가 짝사랑하는 배역이었는데, 이젠 역으로 사랑을 듬뿍 받으니 만족스럽기도 하고요. 처음 시나리오 받았을 때 엄태구가 캐스팅된 상황이어서 대본에 대한 호감도가 더 높아지기도 했죠.”
이번 작품으로 ‘물복숭아’라는 애칭까지 얻으며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예쁘고 사랑스럽게 나온 건 전적으로 감독님 덕분이죠. 정말 많이 신경썼다는 걸 요즘 완성본을 보면서 느끼고 있어요. 제 연기가 더 잘 살 수 있는 효과들도 많이 넣어줬고요. 캐릭터가 잘 살아나서 더 사랑을 받나봐요.”
애칭이 마음에 드느냐고 묻자 환하게 웃었다.
“기쁘고 행복하죠. 복숭아를 원래 좋아하거든요? 맛있는 과일이니까요. 그런데 제게 그런 핑크빛 복숭아란 별명을 붙여주니 드라마 팬들에게 정말 고맙죠. 한편으론 내가 ‘고은하’의 매력을 잘 보여줬다는 증거구나 싶기도 하고요. 앞으로도 그런 물복숭아 같은 매력, 놓치지 않을 거예요!”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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