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여야 싸움판 된 대법관 청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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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필 대법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가 지난 22일 열렸다.
이날 청문회는 정치 현안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공방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모습이었다.
국회 인사청문회는 대법관 직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자질과 소신, 식견, 도덕성을 종합적, 최종적으로 검증하는 자리가 돼야 한다.
박영재 대법관 후보자와 이숙연 대법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오는 24일, 25일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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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필 대법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가 지난 22일 열렸다. 이날 청문회는 정치 현안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공방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모습이었다.
민주당 의원들은 윤석열 대통령의 아내 김건희 여사 의혹 관련 공세를 펼쳤다. 백혜련 의원은 노 후보자에게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공범 여부,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 등에 대한 입장을 거듭 물었다. 허영 의원은 서울중앙지검의 김 여사 비공개 조사에 대한 견해를 물으며 “검찰이 가서 조사한 것이 아니라 김 여사가 경호처로 검찰을 불러서 해명한 것이라고 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방어에 나섰다. 유상범 의원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과거 법무부 장관 시절 공개소환을 전면 폐지하고 검찰 출석을 최소화한다는 검찰 개혁안을 발표했고, 이후 조 대표와 부인 정경심 씨도 비공개 조사를 받았다”고 했다.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의 재판에 대해서도 여야 의원들이 공방을 벌였다. 민주당 김기표 의원은 이 전 대표의 ‘대북 송금’ 재판 병합 신청이 대법원에서 기각된 것에 대한 평가를 노 후보자에게 요청했다. 그러자 국민의힘 박준태 의원은 이 전 대표를 비롯해 조국 대표, 황운하 조국혁신당 원내대표 등 야권 정치인들의 재판 지연에 대한 의견을 묻는 것으로 맞섰다.
노 후보자는 이런 질문에 “답변이 어렵다”고 했다. 현재 진행 중인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앞으로 대법관이 될 경우 맡을 수도 있는 사안들인 만큼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한다는 게 노 후보자의 입장이었다. 여야 모두 대법관 후보자가 답할 수도 없고 답해서도 안되는 질의를 한 것이다.
대법관은 대법원 전원합의체 구성원으로 새로운 판례를 만들거나 기존 판례를 뒤집어 우리 사회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최고위 공직자다. 국회 인사청문회는 대법관 직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자질과 소신, 식견, 도덕성을 종합적, 최종적으로 검증하는 자리가 돼야 한다. 하지만 우리 청문회는 이런 방향과는 거리가 멀어져 있다.
박영재 대법관 후보자와 이숙연 대법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오는 24일, 25일 열릴 예정이다. 남은 청문회는 여야 정쟁이 아니라 대법관의 직무 능력과 신상 문제를 제대로 짚어보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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