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 ‘무기공급망’ 공유 新밀월시대 열렸다

이재철 기자(humming@mk.co.kr) 2024. 7. 23.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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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역내생산 패트리엇 미국 공급
美, 토마호크 대일판매 신속 승인
우크라전에서 무기생산 한계 절감
양국 글로벌 무기생산 협력 구축
日, 첨단무기 저비용 조달 두마리토끼
미국과 일본이 첨단무기 생산망을 적극 공유하는 신밀월 행보로 주목받고 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자국의 무기 공급 역량에 한계를 느끼고 군사력 확장에 혈안인 일본을 끌어들여 첨단 무기 생산망을 다변화하려는 움직임이다.

일본 입장에서는 미국에 첨단 무기를 의존하지 않고 생산망을 공유하며 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국방력을 키우는 효과를 보게 된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촉발한 세계 무기 공급망의 혼란 속에서 미국을 등에 업은 일본이 역내 자위대 영향력을 키우고 장거리 미사일 고도화 등 두마리 토끼를 잡는 상황이다.

日, 美 용인 하에 살상무기 해외수출 시대 열어
일본은 지난해 12월 무기 수출 규정을 개정해 지대공 유도탄 패트리엇 미사일을 미국으로 수출하기로 결정하고 ‘방위 장비 이전 3원칙’과 운용 지침을 개정했다.

기존에는 라이선스 방위장비 부품만 특허국으로 수출할 수 있었는데 완성품도 수출할 수 있도록 바꾼 것이다.

이에 따라 미국은 자국 패트리엇을 우크라이나에 우선 지원한 다음 일본에서 받은 패트리엇을 재고 보충에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일본이 미국 방산업체 록히드마틴과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생산하는 패트리엇 미사일(PAC-3). <EPA 연합>
그동안 일본은 미국에 특허료를 내고 오직 일본 방어만을 위한 패트리엇 미사일을 만들어 사용해왔다.

당시 일본 매체들은 “살상 능력이 있는 완제품 무기 수출을 결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용인된 일본의 살상무기 해외 수출 허용을 비중있게 보도했다.

미국은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직접 성명을 내고 일본의 결정을 환영하는 방식으로 일본의 패트리엇 수출이 미국의 양해 하에 아무런 문제가 없음을 확인시켰다.

뒤이어 바이든 행정부는 이달 초 워싱턴에서 개막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75주년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가 강력히 요청해온 패트리엇 미사일을 추가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토마호크 구매로 더 끈끈해진 美日 밀월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글로벌 무기 생산망에서 새로운 관계를 형성한 미국과 일본은 올해 초 장거리 미사일 토마호크 공급 계약까지 순조롭게 마무리하면서 결속력을 높이고 있다.

이 구매 계약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2540억엔(약 2조3000억원)을 들여 내년부터 2027년까지 사거리 1600㎞인 토마호크 미사일 400기를 순차적으로 도입한다. 당초 일본은 2026년부터 토마호크를 구입할 계획이었으나 도입 시기를 2025년으로 1년 앞당기고 400기 중 최대 200기를 이전 모델인 ‘블록4’로 먼저 수입하기로 했다.

일본 배치 시 북한을 포함한 한반도 전역과 중국 본토 일부가 사정거리에 들어간다.

일본은 유사시 적 미사일 공격에 대응하는 반격 능력 확보를 위해 단기적으로 토마호크 400발 도입과 더불어 중장기적으로는 국산 12식 지대함유도탄의 사정거리를 1000km 이상으로 늘리는 개발을 진행 중이다.

미국 입장에서도 전략적 요충지인 인도 태평양 지역에서 일본의 향상된 미사일 타격 시스템이 중국과 러시아를 상대로 억지력을 키운다는 점에서 신속하게 토마호크 미사일 판매를 허가했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행정부 초대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지일파 연구자로 활동하고 있는 허버트 맥매스터 미국 허드슨연구소 일본 석좌가 지난 22일(현지시간) ‘침략자의 축 억제하기’를 주제로 온라인 대담을 열고 미사일 고도화를 통한 일본의 반격 능력 향상이 미국 안보에 중요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미지 캡처=허드슨연구소>
이와 관련해 트럼프 행정부에서 초대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역임한 허버트 맥매스터 미국 허드슨연구소 일본 석좌는 지난 22일(현지시간) ‘침략자의 축 억제하기’를 주제로 온라인 대담을 열고 미사일 고도화를 통한 일본의 역내 반격 능력 향상이 미국 안보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은 동북아 역내 분쟁을 억제하는 데 매우 중요한 것으로 여겨지는 반격 능력을 향상시키고 있다”며 “(방위비 관점에서도 해당 전력과 시설을) 미국으로 옮긴다면 이를 유지하기 위해 미국 납세자들은 3~4배를 더 지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일파인 맥매스터 일본 석좌가 이끄는 허드슨연구소는 일본의 미사일 반격 능력 향상에 우호적인 여론을 조성하는 연구 보고서를 내놓고 있다.

허드슨연구소는 미일 양국이 지난 6월 개최한 ‘방위산업 협력·획득·유지에 관한 협의’(DICAS)에 대해서도 조망하며 “DICAS는 저비용으로 상호 보완적인 무기 개발 옵션을 가능하게 하고 이를 통해 동맹의 공격 능력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한다”고 긍정 평가했다.

DICAS는 지난 4월 미일 정상회담 합의로 발족한 양국 간 협의체로, 도쿄에서 열린 첫 회의에서 방공 미사일 공동 생산, 일본이 정비를 맡는 주일미군 전투기 기종 확대 등을 논의했다.

이와 관련해 램 이매뉴얼 주일 미국대사는 지난달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중국에 대한 억지력과 우크라이나 전쟁 대응을 위해 미국과 일본 양국이 미사일과 다른 최첨단 무기 공동 생산에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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