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트럼프 2기' 대비 위기대응팀 구성…무역·안보 '피벗' 우려
'美우선·보호무역-안보 무임승차론' 등 긴장
[서울=뉴시스]신정원 기자 = 독일 외교관들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퉁령의 백악관 귀환 가능성에 대비해 위기대응팀을 구성해 대응책을 논의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2일(현지시각) 보도헀다.
보도에 따르면 독일 외무부는 북미 담당 부서와 정책기획 담당자, 북대서양 협력 조정관실, 워싱턴DC 주재 독일 대사관 관계자들은 트럼프의 승리가 독일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고 대응책을 논의하기 위해 일종의 비공식 위기 대응팀을 구성했다.
이들은 특히 주말 사이 조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레이스를 중도 포기하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으로 사실상 교체된 상황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선판을 흔들 것이란 기대와 함께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에 대한 불안감을 드러내고 있다.
독일이 '트럼프 정부 2기'를 두려워하는 것은 미국 우선주의 경제와 국방 정책 등 때문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모든 수입품에 1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언하는 등 첫 임기 때보다 더욱 보호무역주의적이고 미국 우선주의적인 경제 정책을 예고했다. 이것은 수출 주도형 독일 경제에 막대한 피해를 입힐 수 있다.
실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첫 임기 때 유럽연합(EU)에서 수입하는 철강 및 알루미늄에 징벌적 관세를 부과했다. 자동차 수입에 대해서도 더 많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는데 이것은 독일 자동차 산업에 재앙을 초래했을 조치였다.
이런 불안감은 트럼프가 JD 밴스를 러닝메이트로 선택하면서 더욱 커졌다. 밴스 공화당 부통령 후보는 세계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지원에 깊은 회의감을 갖고 있는 경제적 민족주의자다.
독일 집권당 사회민주당(SPD)의 외교정책 대변인 닐스 슈미트는 "밴스는 트럼프와 같이 독일과 EU를 경멸하지만 트럼프보다 훨씬 더 고립주의적"이라면서 "그는 또한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모든 추가 군사 지원을 중단하려는 측면에서 트럼프보다 더 급진적"이라고 지적했다.
독일은 트럼프 행정부가 나토에 대한 미국의 분담금과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을 줄일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나토 회원국들이 국내총생산(GDP)의 최소 2%를 국방비로 지출할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이른바 '안보 무임승차론'이다. 그간 유럽의 안정을 뒷받침해 온 안보 지원 중 일부를 철회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독일의 한 고위 당국자는 "재무장, 군장비 재구축 등을 통해 이에 적응하려면 몇 년이 걸릴 것"이라먼서 "그동안 유럽은 러시아에 더 취약해질 수 있다"고 짚었다.
아울러 미국의 관심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 이동하면서 유럽 내에서 독일의 역할이 더욱 커질 수 있지만 준비가 돼 있는지는 불명확하다.
또 유럽은 결국 미 대선 승자가 누가 되든 자체적인 방위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현재 나토 예산의 63%는 미국, 27%는 유럽이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은 100억 유로의 새로운 투자 기금으로 분데스베어(독일 연방군) 역량을 높였고, 올해 나토 방위비 2% 목표도 달성했다. 이달 초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핵심 방위 에산을 2025년 533억 유로에서 2028년 800억 유로로 늘릴 것이라고 발표했다.
독일은 또 리투아니아에 5000명 여단을 주둔할 계획인데, 2차 세계대전 이후 해외에 영구 주둔군을 배치하는 것은 처음이다. 내년부터 나토에 병력 3만5000명도 제공한다. 미국에선 F-35 전투기 35대와 치누크 헬리콥터 60대를 구매했다. 독일은 프랑스, 이탈리아, 폴란드와 함께 사거리 500㎞가 넘는 새로운 지상발사형 심층 정밀타격 순항미사일도 개발한다.
독일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도 늘리고 있다. 마치 잠재적인 트럼프 정부가 지원을 줄일 때를 대비하는 듯하다고 FT는 지적했다. 이달 발표된 우크라니라를 위한 새로운 나토 조직은 독일 중부 비스바덴에 설치된다. 우크라군 훈련 감독, 장기적 역량 강화, 서방이 기증한 무기의 조정·이전·수리 등을 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jwsh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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