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고 아직” … 김민기, 통화 어렵다며 친구에 마지막 문자[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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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투병 끝에 별세한 가수 김민기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과 그가 일생을 바친 대학로 학전소극장 앞은 고인을 추모하는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암 투병 중이던 김민기는 옛 친구에게 지금은 통화를 하기가 어렵다는 뜻으로 그 메시지를 남겼다.
"그날 민기하고 통화는 했었는데 목소리가." 메시지 한 줄만 남겨놓고는 마음이 편치 않았던 건지 김민기는 2시간 후 이 씨에게 전화를 걸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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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소에 추모 발길 이어져
암 투병 끝에 별세한 가수 김민기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과 그가 일생을 바친 대학로 학전소극장 앞은 고인을 추모하는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22일 빈소에는 고인의 대표 연출작인 ‘지하철 1호선’에 출연했던 배우 장현성을 비롯해 이 무대를 거쳐 간 가수 이은미, 장기하, 박학기, 알리 등이 조문했다. 고인과 대학 시절부터 친분을 나눈 50년지기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도 빈소를 찾아 명복을 빌었다.
학전 앞에서도 그를 추모하는 이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었다. 김민기의 고교 동창인 이모(73) 씨는 ‘아이고 아직’이라는 고인의 짤막한 문자 메시지를 바라보며 한동안 서 있었다. 암 투병 중이던 김민기는 옛 친구에게 지금은 통화를 하기가 어렵다는 뜻으로 그 메시지를 남겼다. 경기고 2학년 시절 김민기와 함께 기타 연주를 배운 이 씨는, 연애 시절의 아내와 함께 만나기도 했던 옛 친구가 그 전날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접했다. 두 친구가 마지막으로 연락을 주고받은 건 지난 3월 5일이다.
“그날 민기하고 통화는 했었는데 목소리가….” 메시지 한 줄만 남겨놓고는 마음이 편치 않았던 건지 김민기는 2시간 후 이 씨에게 전화를 걸었다고 한다. 이 씨는 짧은 통화로 들었던 김민기의 힘겨운 목소리를 떠올리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보고 싶다고 했더니 집에서 못 나온다고 하길래 내가 집으로 가겠다고 했다”며 “통화도 힘들어 보여서 문자로 연락할게 하고 그다음에는….” 이 씨는 다른 이들이 놓고 간 국화를 매만지며 이렇게 말했다.
이제는 학전에서 아르코꿈밭극장으로 간판을 바꾼 소극장 입구에 소주를 가져다 놓은 이도 있었다. 현직 교사 임영태(54) 씨는 “김민기 선생은 어른이라는 게 무엇인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생각하게 만들었던 분”이라고 했다. 동료 김광태(50) 씨는 “90년대 서민이 갖고 있던 문화 욕구를 풀어줬던 곳이 여기”라고 했다.
서종민 기자 rashom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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