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억 투자 실패→선발 붕괴…코치만 바꾼다고 "분위기 쇄신" 될까

김민경 기자 2024. 7. 23.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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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 ⓒ곽혜미 기자
▲ 권명철 투수코치가 또 1군의 부름을 받았다.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분위기 쇄신을 위한 교체다."

두산 베어스는 22일 코칭스태프 교체를 단행했다. 또 한번 투수 파트에 손을 댄 게 눈길을 끈다. 두산은 지난 5월 조웅천 1군 투수코치를 2군으로 보내면서 박정배 불펜코치에게 메인 투수코치를 맡겼다. 그래도 마운드 과부하 문제가 해결되지 않자 이번에는 2군 투수 총괄을 맡고 있던 권명철 코치를 1군으로 부르고, 박정배 코치에게 다시 1군 불펜코치를 맡겼다. 김지용 불펜코치가 대신 2군으로 갔다.

투수 파트 외에도 1군과 2군 코치진의 보직 맞교환이 이뤄졌다. 1군은 권명철 투수코치, 박정배 불펜코치, 김진수 배터리코치, 김동한 주루코치로 새로 꾸려졌고, 자연히 2군은 김지용 투수코치, 세리자와 유지 배터리코치, 정진호 작전/주루코치로 채워졌다.

두산은 23일 현재 시즌 성적 49승46패2무 승률 0.516로 4위다. 지난 5월 19일부터는 한번도 5위 밑으로 떨어진 적이 없는데, 늘 불안하다. 지난 5월에도, 또 2개월여가 흐른 지금도 두산은 일단 코치진에 변화를 줘서 분위기를 바꿔보겠다고 하고 있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될지는 의구심이 든다. 두산이 계속 불안하게 시즌을 치르고 있는 이유는 선발진이 붕괴된 채로 버티고 버텼기 때문이다. 선발진 붕괴의 가장 큰 이유는 결국 외국인 원투펀치의 부진이다. 두산은 지난해 24승을 합작한 라울 알칸타라와 브랜든 와델에게 각각 150만 달러, 113만 달러를 안겨 재계약을 마쳤다. 둘이 합쳐 몸값이 263만 달러(약 36억원)였다. 두 선수 모두에게 리그 최정상급 외국인 대우를 해주면서 올해도 선발진을 이끌어주길 바랐다.

그러나 263만 달러 투자는 냉정히 실패였다. 알칸타라는 12경기에서 2승2패, 64⅓이닝, 평균자책점 4.76에 그친 채 결국 방출됐고, 브랜든은 14경기에서 7승4패, 75이닝, 평균자책점 3.12를 기록했다. 마운드에 나설 수 있는 몸 상태일 때는 팀에 도움이 됐지만, 부상으로 빠진 기간이 지금까지 42일이다. 최소 8경기 정도는 두산이 손해를 봤다는 뜻이다. 브랜든은 현재 재활선수 명단에 올라 있어 가장 빨리 1군에 돌아올 수 있는 날이 다음 달 9일이다.

▲ 라울 알칸타라 ⓒ 곽혜미 기자
▲ 두산 베어스 브랜든 와델 ⓒ 두산 베어스

외국인 2명이 구멍이 난 가운데 국내 선발투수들로 어떻게든 버텼다. 곽빈이 19경기에서 8승7패, 108이닝, 평균자책점 3.83을 기록하며 에이스 임무를 해주지 못했다면, 두산은 더 끔찍한 시즌을 보냈을지도 모른다. 최원준(15경기, 4승)과 최준호(12경기, 2승), 김동주(9경기, 1승) 등이 힘을 보태면서 그나마 두산은 5위권을 유지할 수 있었다. 올해 두산이 기용한 선발투수가 외국인 포함 15명인 것을 보면 얼마나 다사다난했는지 짐작이 간다.

두산 선발은 97경기에서 458⅔이닝밖에 책임지지 못하면서 평균자책점 5.00에 그쳤다. 이닝 8위, 평균자책점 7위다. 144경기 장기 레이스에서 선발진이 최하위권으로 무너져 있는데도 5강을 유지한 건 불펜의 희생 덕분이었다. 두산 불펜은 407⅔이닝, 평균자책점 426으로 모두 리그 1위에 올라 있다. 400이닝은 물론이고, 381이닝을 넘긴 불펜은 두산이 유일하다. 얼마나 비정상적으로 투수진이 운용됐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구단은 이 책임을 어쨌든 투수코치들에게 물었다. 하지만 투수코치가 바뀐다고 해서 이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까. 결국 선발진이 정상화돼야 가능한 일인데, 당장은 뚜렷한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다.

알칸타라 대신 영입한 조던 발라조빅과 브랜든의 대체 외국인 선수 시라카와 케이쇼까지 이닝이터 능력을 전혀 증명하지 못해서다. 발라조빅은 1경기에서 4⅔이닝 평균자책점 1.93, 시라카와는 2경기에서 6⅔이닝 평균자책점 9.45에 그쳤다. 발라조빅은 올해 미국에서 불펜으로만 던져 많은 공을 던지는 데 부담을 느끼고 있고, 시라카와는 SSG 랜더스에서 뛸 때와 달리 제구가 무너져 있어 긴 이닝을 끌고 갈 수가 없다. 외국인 투수 2명이 자리는 지키고 있지만, 외국인 원투펀치의 공백이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두산은 후반기 10경기에서 3승7패에 그치고 있다. 4위는 지키고 있으나 어느덧 5위 NC 다이노스에 1경기차까지 쫓기는 신세가 됐다. 한때 선두권 싸움을 펼치기도 했으나 KIA 타이거즈와는 9.5경기차까지 벌어졌고, 2위 LG 트윈스와도 3경기차가 됐다. 자칫하면 5강 경쟁에서도 밀릴 수도 있다고 계산했는지 일단 변화의 움직임을 보여줬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쓴 채찍으로 분위기가 당장 바뀔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 두산 베어스 조던 발라조빅 ⓒ 두산 베어스
▲ 두산 베어스 시라카와 케이쇼 ⓒ 두산 베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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