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특구 1천개 시대…“유사특구 통폐합 시급”

김경욱 기자 2024. 7. 23.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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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말 지역특구가 1천개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시대 변화에 맞게 현행 지역특구제도를 손봐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주장이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가 23일 발표한 '특구제도 현황 및 개선방안 조사' 결과를 보면, 전문가들은 나눠주기식 특구 지정을 피하고 집적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쪽으로 특구제도를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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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 전문가 조사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전경. 인천경제청 제공

올해 말 지역특구가 1천개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시대 변화에 맞게 현행 지역특구제도를 손봐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주장이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가 23일 발표한 ‘특구제도 현황 및 개선방안 조사’ 결과를 보면, 전문가들은 나눠주기식 특구 지정을 피하고 집적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쪽으로 특구제도를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한상의는 지난 6~8일, 대학교수와 민·관 경제연구원 연구위원 등 지역경제 전문가 50명을 대상으로 이번 조사를 벌였다.

지역특구는 일정 지역을 특구로 지정해 규제 특례를 적용함으로써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도모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인천 경제자유구역, 대전 대덕연구개발특구, 오송 첨단의료복합단지, 포항 규제자유특구 등이 대표적 특구로 꼽힌다. 2022년 기준, 전국 특구는 909개로 대한상의는 올해 말 특구가 1천개를 넘어설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조사에 응한 전문가 가운데 ‘특구제도가 잘 운용되고 있다’고 답한 이는 8%에 불과했다. ‘잘 운영되고 있지 않다’는 응답은 44%였고, ‘운영 수준이 보통’이라고 답한 이들은 48%였다.

특구제도가 잘 운용되지 못하는 주된 원인으로는 지역별로 나눠주기 식으로 특구가 지정되는 등 제도 역량이 집중되지 않고 분산돼 규모의 경제가 실현되지 못하는 점이 꼽혔다. 류승한 국토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동일 산업을 대상으로 서로 다른 특구가 추진되고, 기업·투자 유치에 균열이 발생하는 등 자원이 효율적으로 배분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한다”며 “제도가 복잡해 기업이 이를 파악하고 활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고 행정비용 등 전반적 관리비용이 높아지는 문제도 있다”고 말했다.

이들 전문가 88%(복수응답)는 특구제도에서 개선이 시급한 사항으로 ‘유사 특구 통·폐합’을 꼽았다. 그밖에 ‘기업 수요 맞춤형 특구제도 발굴’(42%), 세제 특례 정비·확충(40%), 정주환경 개선(32%) 등이 뒤를 이었다. 현행 특구별 차별성을 묻는 물음에 전문가 82%는 ‘차별점이 부족하다’고 답했다. ‘차별점이 있다’는 답변은 8%에 불과했다. ‘모르겠다’는 응답은 10%였다.

정성훈 대한지리학회 회장(강원대 교수)은 “우리나라 특구제도는 그동안 산업 발전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했다”면서도 “시대 흐름과 산업 변화에 발맞춰 효과가 미미하거나 운영이 제대로 되지 않는 특구를 과감히 통폐합하고 개별기업 맞춤형 인센티브 개발, 정주환경 개선 등 지역주민과 기업이 체감할 수 있는 쪽으로 제도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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