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구속, 카카오 엔터-SM에 미칠 영향은?

아이즈 ize 이덕행 기자 2024. 7. 23.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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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 ize 이덕행 기자

/사진=카카오

우려가 현실이 됐다.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시세 조종 의혹으로 수사를 받던 김범 수 카카오 경영쇄신 위원장이 검찰에 구속됐다. 카카오는 창업자의 구속이라는 큰 악재를 맞이했지만, 기존의 쇄신을 변함없이 이어갈 계획이다. 다만, 논란의 중심이 된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SM은 혼란 속에 놓여있다.

한정석 서울남부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2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김 위원장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연 뒤 23일 새벽 "증거인멸과 도주의 염려가 있다"며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2월 SM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경쟁을 펼쳤던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SM 주가를 시세 조종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하이브는 12만원에 공개매수를 진행했다. 검찰은 김 위원장이 2월 16~17일, 27~28일 등 총 4일에 걸쳐 사모펀드 운용사인 원아시아파트너스와 함께 약 2억 400억 원을 동원, 553차례에 걸쳐 SM 주식을 12만 원보다 높은 가격에 매수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이어왔다. 다만 이번 구속영장 청구서에는 2월 28일 하루의 시세조종 혐의만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카카오

검찰의 이같은 수사에 김 위원장은 "어떠한 불법적 행위도 지시하거나 용인한 바 없다. 주식을 장내 매수하겠다는 안건을 보고받고 승인한 것은 맞지만, 구체적인 매수 방식과 과정에 대해서는 보고받지 않아 몰랐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구속 영장이 청구된 지난 17일까지도 카카오 측 변호인단은 "검찰이 구속영장까지 청구한 점에 대해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구속 영장이 청구될 당시에는 영장이 기각될 가능성이 있는 것 아니냐는 예측도 나왔다. SM 인수에 직접적으로 관여한 김성수·이진수 전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각자 대표이사들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소환조사 8일 만에 영장을 청구한 것을 두고 부인하기 힘든 증거를 잡은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다. 쉽게 갈피를 잡을 수 없는 상황에서 결과는 구속이었다.

창업자의 구속 소식은 내부 직원들에게 동요를 일으킬 수 있지만, 카카오는 정신아 대표 이사를 중심으로 쇄신 작업을 계속해서 이어갈 방침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번 사건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카카오 엔터테인먼트와 SM은 사업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다. 카카오는 SM 인수를 통해 '내수용'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글로벌 시장 진출을 모색했다. SM이 가진 아티스트 IP와 발굴 노하우, 사업 역량을 결합해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시장에 뛰어든다는 구상이었다. 이를 바탕으로 카카오엔터의 상장을 점치는 사람도 있었다. 

/사진=SM

카카오엔터-SM 북미 통합 법인을 출범하는 등의 구체적인 움직임도 있었다. 하반기는 이 통합법인이 실질적인 활동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영국 엔터테인먼트 기업 문앤백(M&B)과 손잡고 유럽·미국 등의 음악 시장을 겨냥한 5인조 보이그룹을 영국에서 론칭할 계획이었기 때문이었다. 하반기 데뷔 예정인 영국 보이그룹은 BBC를 통해 6부작 TV시리즈를 방영할 계획도 세우고 있었다. 이 밖에도 카카오엔터와 SM은 다수의 글로벌 현지 IP를 제작하고 기존 아티스트들의 월드투어, 해외 앨범 발매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김 창업자의 구속은 이러한 사업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 카카오 계열사의 주요 의사 결정은 전부 CA(Corporate Alignment) 협의체를 통하도록 했는데 경영쇄신위원장을 맡고 있던 김범수 의장이 구속되며 동력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김 위원장의 구속 여부와 상관없이 차분하게 사업을 진행할 가능성도 남아있다.

나아가 SM의 매각설도 조심스럽게 등장하고 있다. 카카오는 쇄신의 일환으로 계열사를 정리하며 '몸집 줄이기'에 열중하고 있다. 이번 구속 사태를 전후로 카카오게임즈, 카카오VX 등 일부 계열사의 매각설이 떠올랐는데 SM 역시 그 대상자 중 하나로 떠오른 것이다. 카카오는 즉각 부인했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카카오의 SM 매각 가능성을 흥미롭게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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