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일본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선정지역에 전기버스 공급

현대자동차가 일본 시장에 전기버스를 공급한다.

현대차가 일본에 공급하는 전기버스 일렉 시티 타운. 현대차 제공

현대차는 일본 이와사키그룹과 무공해 전기버스 ‘일렉 시티 타운’ 공급을 내용으로 하는 구매의향서를 체결했다고 23일 밝혔다.

이와사키그룹은 일본 가고시마현을 중심으로 운수·관광 서비스업을 하는 업체다. 구매의향서에 따르면 현대차는 오는 4분기 출시되는 전기버스 일렉 시티 타운 1호차 전달을 시작으로 내년 1분기까지 총 5대를 공급하기로 했다.

이와사키그룹은 일렉 시티 타운을 야쿠시마에서 노선 버스로 운영할 예정이다. 야쿠시마는 일본 열도 남서쪽에 있는 504㎢ 면적의 섬으로, 해발 1000m 이상의 산지에 아열대와 아한대 기후가 동시에 나타나 다양한 식물 생태계가 구성돼 있다. 수천년 수령의 삼나무숲과 습지 등 특색 있는 자연환경이 형성돼 1993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선정됐다.

현대차가 일본에서 처음 선보일 일렉 시티 타운은 현지 상황에 맞춘 전장 9m급 중형 저상 전기버스로, 145kWh 용량의 배터리와 최고출력 160kW를 내는 고효율 모터가 탑재됐다.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가능거리는 220㎞(일본 기준) 이상 확보할 예정이며, 충전은 일본 현지 사정에 맞춰 차데모(CHAdeMO) 방식을 적용한다. 이 버스는 최대 180kW급(2구 충전 기준) 급속 충전도 가능하도록 제작된다.

일렉 시티 타운에는 바퀴의 브레이크 압력과 출력을 제어해 주행 안정성을 높여주는 차체 자세제어(VDC), 후방 주차 거리 경고, 초음파 센서를 활용해 승하차 시 사각지대에서 접근하는 물체나 장애물을 감지해 경고하는 안전 하차 경고 기능 등이 기본 적용됐다.

현대차는 지난 5월 일렉 시티 타운 시험차량으로 야쿠시마의 현지 버스 노선 중 가장 험난한 2개 코스에서 주행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설명했다.

현대차와 이와사키그룹 관계자가 지난 18일 일본 도쿄 임페리얼 호텔에서 무공해 전기버스 일렉 시티 타운 구매의향서를 체결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현대차는 정비나 수리로 인한 운행 중단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95% 이상의 부품을 2일 안에 납품할 수 있는 재고 관리 체계도 갖출 예정이다. 현지 보험회사와 협력해 전면 유리, 사이드미러, 타이어 등 손상이 자주 발생할 수 있는 부품들에 대해서는 일정 기간 교체 비용의 일부를 지원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현대차는 2022년 아이오닉 5를 시작으로 일본 시장에 진출해 넥쏘 수소전기차, 코나 일렉트릭, 고성능 전기차 아이오닉 5 N 등 현지 승용차 시장에서 100% 전동화 모델만을 선보이고 있다.

내년에는 신형 콤팩트 전기차 모델 출시로 다양한 수요층을 사로잡는다는 계획이다. 또 일렉 시티 타운에 이어 일본의 전기차 시장 상황을 고려해 추가적인 상용 전기차 모델 투입도 검토할 예정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선정된 야쿠시마에 현대차의 일본 내 첫 전기버스인 일렉 시티 타운을 공급하게 돼 더욱더 뜻깊다”며 “승용에 이어 전기 상용차까지 투입함으로써 전동화 선도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굳힐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준 선임기자 jun@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