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첫 대권주자 행보 "과거(트럼프)로 가지 않아"…바이든도 힘 실어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백악관과 대선캠프를 잇달아 방문하며 민주당 유력 대권주자로서의 공식 행보에 나섰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포기 선언 하루 만의 움직임이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쯤 해리스 부통령은 백악관의 야외정원 사우스론에서 열린 미 대학스포츠협회(NCAA) 우승팀 축하 행사해 참석했다. 코로나19 감염으로 델라웨어 자택에서 자가격리 중인 바이든 대통령을 대신해 연설도 했다. 사실상 민주당 대권주자로서의 첫 일정이다.
해리스는 가장 먼저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칭송으로 감사를 표했다. 그는 "바이든이 지난 3년간 달성한 업적은 현대사에서 비교할 상대가 없다"며 "한 번의 임기만으로 재선까지 한 대통령들 대부분의 업적을 이미 능가했다"고 말했다.
특히 자신이 캘리포니아주 법무부 장관 시절, 델라웨어주 법무부 장관이었던 바이든의 장남 보 바이든과 함께 일하던 경험을 언급했다. 해리스는 "보 바이든은 종종 저에게 자신의 아버지인 조 바이든이 어떤 사람이며 어떤 아버지인지 이야기를 해주곤 했다"며 "보가 존경했던 아버지의 모습은 내가 매일 우리 대통령에게서 보는 자질과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의 정직함, 진실성, 신앙과 가족에 대한 헌신, 넓은 마음과 우리나라에 대한 깊은 사랑"을 거론했다.
또 "우리의 대통령인 조 바이든은 매일 미국민을 위해 싸우고 있다"면서 "우리는 우리 국가에 대한 그의 봉사에 매우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해리스는 행사 직후 바이든 대통령의 선거 캠프가 있는 델라웨어주 월밍턴을 찾았다. 가는 길에 그는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온전히 선거운동을 하는 첫날이라 선거본부에 있는 직원들에게 인사하려고 델라웨어 윌밍턴으로 간다"고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남편 더그 엠호프와 함께 선거 본부를 방문한 해리스는 단상에 올라 "앞으로 캠페인은 '우리' 대 도널드 트럼프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NYT는 선거 본부에 '해리스를 대통령으로'라는 피켓이 새롭게 생겼지만 아직 치워지지 않은 '바이든-해리스' 깃발과 플래카드도 남아있었다고 전했다.
이 자리에서 해리스는 바이든의 정통성을 이어가는 게 본인이라는 점을 확실시했다. 그는 캠페인 총괄책임인 젠 오말리 딜런에게 그 역할을 유지하고 캠페인을 운영해 달라고 요청했고, 오말리 딜런이 제안을 수락했다고 밝혔다. 선대위원장 줄리 차베스 로드리게스도 캠프에 남을 예정이다.
대통령 내외와의 각별함도 강조했다. 해리스는 "바이든 대통령과 퍼스트레이이는 정말 가족과도 같은 존재다"라며 자가격리 중인 바이든과의 전화 통화했다. 스피커폰으로 전 직원이 듣는 가운데 전화를 받은 바이든은 "아무 데도 가지 않을 것"이라며 캠프 참모들에게 "해리스는 최고다. 포용해달라"고 말했다. 4분가량 이어진 통화에서 바이든은 또 "어제 소식에 다들 놀라고 받아들이기 힘들었을 것"이라면서도 "나의 사퇴 결정은 옳은 일이었다"며 직원들을 다독이기도 했다. 이어 "민주주의를 지켜내야 한다"며 "트럼프는 국가와 사회에 위험한 인물"이라고 강조했다.
해리스는 캠프 직원들 앞에서 사실상 대권 후보로서의 첫 번째 선거 연설을 했다. 그는 "민주당과 이 나라를 단결시켜 선거에서 이겨야 한다"며 피의자로 재판을 받는 트럼프에 반해 검사 출신인 자신의 강점을 대조적으로 내세웠다.
트럼프에 대해 "여성을 학대하는 포식자, 소비자를 속인 사기꾼, 자신의 이익을 위해 규칙을 어긴 사기꾼 등 온갖 종류의 가해자를 상대했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형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가 사기 혐의로 유죄 판결 받았을 때 나는 월가의 대형 은행에 맞섰다"고 자신의 상반된 법조인 과거 이력을 부각시켰다.
또 자신과 트럼프가 "우리나라의 미래에 대한 두 가지 다른 비전을 갖고 있다"며 "트럼프는 우리나라를 많은 미국인이 완전한 자유와 권리를 누리기 전 과거로 되돌리고 싶어 한다"고 덧붙였다. NYT는 이날 연설을 두고 트럼프를 자극하면서도 국가에 대한 자신의 비전을 제시하는 활기찬 연설이었다고 평가했다.
한편 바이든의 사퇴와 해리스 지지 선언 이후 해리스에 대한 후원금이 급증하고 있다. NYT에 따르면도 해리스 선거캠프는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 출마를 선언한 이후 24시간 동안 8100만달러(약 1124억원)의 후원금이 모였다고 밝혔다. 해당 기간 88만8000명의 기부자가 기부에 나섰으며 그중 60%는 이번 대선에 대해 처음 기부했다. 이들 중 4만3000명은 정기적인 기부를 등록했다.
민주당 온라인 후원 사이트인 액트블루에 따르면 민주당은 해당 기간 9000만달러(약 1249억원) 이상을 모았다. 이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뿐 아니라 민주당 상하원 의원, 민주당 성향의 비영리 단체에 들어온 기부금을 합산한 것이다. 2020년 대선 이후 민주당에 들어온 일일 기부금으로 역대 최대 액수다.
김하늬 기자 hone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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