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원 화장품' 더 늘리는 다이소, 4兆 매출 견인할까

우지수 2024. 7. 23.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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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량·비용 낮춰 저렴하게 제작…3년새 제품 수 77배
외국인 관광객 수요 증가…K뷰티 해외 진출 교두보

다이소가 화장품 제품 수를 3년 만에 77배 늘리면서 뷰티 시장 공략에 힘을 주는 가운데 올해 매출액 4조원을 돌파할 주요 성장 동력이 될지 관심이 쏠린다. 사진은 서울 강남역 한 다이소 매장 화장품 코너 전경 /우지수 기자

[더팩트|우지수 기자] 다이소가 몸집을 키우기 위해 화장품 품목에 힘을 더 주고 있다. 특히 최근 소비자 입소문을 타고 '품절 대란'을 일으킨 브랜드 제품을 확대했고, LG생활건강 등 대기업과 화장품 협업도 진행했다. 다이소의 화장품 사업이 올해 매출액 4조원을 돌파할 핵심 동력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다이소는 최근 VT코스메틱 제품군을 새롭게 출시했다. 다이소가 지난해 10월 처음 선보인 VT코스메틱 '리들샷' 패키지는 기존 온·오프라인 제품에 비해 저렴한 가격대로 소비자들이 몰렸다. 업계는 다이소가 품귀 현상이 나타난 대표 화장품 제품 '리들샷'을 더 강화하면서 화장품 시장 경쟁력을 키우려 하고 있단 분석을 내놨다.

다이소는 생필품과 마찬가지로 모든 화장품 제품 가격을 5000원 이하로 유지하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전략을 펴고 있다. 개별 브랜드가 기존 출시한 제품을 저렴하게 새로 제작한다. 브랜드, 제조사와 협의해 용량을 줄이고 제조 비용을 감축하면 다이소 전용 화장품이 만들어진다.

예를 들면 VT코스메틱 '리들샷 300 에센스' 제품은 올리브영 등 매장에서 50ml 기준 4만3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다이소는 이 제품의 용량과 성분 배합을 수정하고 포장을 간소화한 12ml 제품을 내놨다. 가격은 3000원으로 올리브영서 판매하는 제품보다 ml당 가격이 600원가량 저렴하다. 다이소 '리들샷' 제품은 소비자 입소문을 타고 출시 2주 만에 완판됐고 이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매장 개점 시간에 맞춰 기다리는 소비자도 생겼다. 이에 따라 VT코스메틱을 운영하는 VT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240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3779.5% 성장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12.6% 늘어난 1018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에 다이소가 3000원에 출시한 중소 브랜드 손앤박의 '아티 스프레드 컬러 밤' 제품은 명품 브랜드 샤넬이 6만5000원에 판매하는 '립앤치크'와 비슷하다며 소비자가 몰려들었고 출시 2주 만에 완판됐다.

VT코스메틱·네이처리퍼블릭·토니모리 등 중소 화장품 기업 제품을 주로 판매해 온 다이소는 최근 대기업과도 손잡기 시작했다. 지난 4월 LG생활건강과 협력해 '퓨어더마' 브랜드, 이달 초에는 '케어존' 브랜드 다이소 전용 제품을 5000원으로 출시했다. 퓨어더마 일부 제품은 이날 기준에도 품절 상태로 소비자 수요가 몰리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 방문이 매년 늘고 있는 다이소가 화장품 등 국내 제품의 해외 진출을 돕는 역할도 맡게 됐다. 사진은 서울 시내 다이소 매장 계산대에 줄 지어 서 있는 고객 모습 /뉴시스

다이소가 올해 매출액 4조원 벽을 넘을 수 있을지 업계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화장품은 회사 미래 성장 동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다이소는 지난 2019년 매출액 2조원을 돌파했고 지난해 4년 만에 3조4000억원 매출액을 달성했다.

다이소는 지난 2021년 화장품 제품을 4개 출시하면서 시장에 발을 들였다. 현재 이 회사는 매장마다 화장품 전문 코너를 개설했고 42개 화장품 브랜드, 310여 개 제품을 다루고 있다. 제품 다양성이 3년 만에 약 77배 늘었다. 올해 상반기 화장품 매출액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233% 성장했다.

다이소는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의 관광 코스에 포함됐다. 면세점 쇼핑 위주의 단체 관광객보다 경험을 중시하는 개인 관광객 비중이 늘어나면서 다이소 외국인 매출액도 덩달아 성장하고 있다. 올해 1분기 다이소 국내 전체 매장에서 해외카드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6% 늘었고 서울 명동과 홍대, 동대문 다이소 매장은 방문객 중 외국인 비중이 5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광객들이 다이소 화장품에도 관심을 가지면서 회사 성장뿐만 아니라 국내 화장품 브랜드의 해외 시장 진출에도 영향을 미치는 분위기다. 다이소 명동역점에서 지난 3~4월 가장 많이 팔린 제품도 '리들샷'으로 화장품이 차지했다. 한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다이소, 올리브영 등 외국인이 많이 찾는 매장에 입점한 K뷰티 제품이 해외에서 입소문을 탈 확률이 높다. 매장 영향력이 커질 수록 브랜드들이 입점을 희망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유통 업계 관계자는 "화장품 브랜드는 고정 고객층을 확보하려면 소비자가 한 번이라도 사용해 봐야 한다. 다이소 제품은 평소 궁금했던 브랜드 제품을 저렴한 가격으로 부담 없이 구매할 수 있다는 데서 강점이 있다. 다이소 입장에서도, 화장품 브랜드 입장에서도 장점이 있는 협업"이라며 "저용량 화장품은 고물가 시대에 허리띠를 조이고 있는 고객들에게도 매력적인 짠물 소비 선택지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index@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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