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美 대선 레이스 본격 시작 "트럼프 같은 사람 잘 알아"
바이든 업적 강조한 뒤 , 바이든 이어 올해 11월 대선 후보로 나서겠다고 밝혀
해리스 교체 이후 민주당 후원금 급증...바이든 역시 해리스 선거 운동 돕기로
펠로시 등 민주당 중진들 지지 합류, 다음달 전당대회 후보 지명 청신호
[파이낸셜뉴스] 미국 민주당의 새로운 대선 후보로 떠오른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다음달 전당대회 후보 지명을 앞두고 본격적인 선거 운동을 시작했다. 검사 출신인 해리스는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추행 논란을 언급하며 그와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후보에서 물러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민주당 중진들도 잇따라 해리스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해리스는 자신이 검찰 재직 당시 성추행 사건을 전담한 경험이 있다며 "법원은 트럼프의 성추행을 인정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성추행 외에도 선거자금 기부 강요 등 트럼프의 여러 범죄 의혹을 나열했다. 앞서 미국의 유명 패션 칼럼니스트 E.진 캐럴은 지난 2019년 회고록에서 트럼프가 1996년 자신을 성폭행했다고 폭로했으나 공소시효가 지나 경찰의 도움을 받을 수는 없었다. 이후 캐럴은 트럼프가 성폭행 해명 인터뷰에서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민사 소송을 걸었고, 미국 뉴욕 법원은 지난해 5월 트럼프의 성추행 및 명예훼손을 인정해고 배상을 명령했다. 또한 트럼프는 올해 다른 성추행 입막음 형사 사건에서 문서 조작 등 34개 혐의에 대해 유죄 평결을 받았다.
해리스는 윌밍턴 연설에서 "앞으로 다가올 며칠, 몇 주간 나는 여러분들과 함께 민주당을 단결시키고, 이 나라를 단결시켜 선거에서 이길 것"이라며 대선 후보로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같은날 처음으로 단독 유세에 나선 공화당 부통령 후보 J.D. 밴스 상원의원(오하이오주)은 해리스가 바이든의 부통령 후보였다며 "이제는 대통령 후보가 되려 한다"고 말했다. 밴스는 자신이 해리스와 부통령 토론을 기대했다면서 해리스가 트럼프와 토론한다고 하면 "솔직히 말하자면 약간 화날 것 같다"며 농담을 던졌다.
해리스는 비록 바이든의 지지를 받기는 했지만 아직 민주당의 공식 대선 후보는 아니다. 해리스가 후보로 지명되려면 다음달 19~22일 열리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3949명의 대의원 가운데 1976명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 바이든은 올해 경선 과정에서 자신을 지지하기로 약속한 대의원을 3896명 모았으나, 이들은 바이든이 후보에서 물러나면서 전당대회에서 자유롭게 투표할 수 있다. 미국 AP통신은 설문조사 결과 해리스가 22일 기준으로 최소 2214명 대의원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코로나19 감염으로 격리에 들어간 바이든은 22일 윌밍턴 연설에 실시간 전화 통화로 참여했다. 그는 선거대책본부 직원들에게 자신의 사퇴 선언을 두고 "여러분의 놀라고 힘든 심정을 알고 있지만 해야할 일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선거 캠프의 "이름이 바뀌었지만 목표는 전혀 바뀌지 않았다"며 "여러분이 나를 위해 쏟았던 모든 노력을 해리스에게 쏟아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바이든은 약 6개월 남은 자신의 대통령 임기에 전념하겠지만 "해리스의 당선을 돕기 위한 선거 운동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같은날 민주당 중진인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도 소셜미디어 엑스(X)에 글을 올려 "거대한 자긍심과 미국의 미래에 대한 무한한 낙관론으로 나는 해리스를 미국 대통령 후보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어 "나는 그가 11월 대선에서 우리를 승리로 이끌 것을 전적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전날 민주당의 빌 클런턴 전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역시 X를 통해 해리스를 지지한다고 밝혔으며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매사추세츠주)을 비롯한 주요 민주당 인사들도 해리스 지지에 합류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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