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팔리는 손보사…기회는 생보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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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보험사 인수합병(M&A) 시도가 속속 좌절되고 있다.
최근 업계 전반적인 실적 개선에 힘입어 순탄한 매각을 기대했지만 시장에선 관망세가 짙었다.
현재 매각을 기다리는 보험사 중에서도 손해보험사와 생명보험사 간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19일 MG손해보험 매각 본입찰은 '무응찰'로 유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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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개선·정부 보조에도 결국 '가격'이 발목
생보사로 눈 돌린 우리금융…"롱런에 적합할 수"
하반기 보험사 인수합병(M&A) 시도가 속속 좌절되고 있다. 최근 업계 전반적인 실적 개선에 힘입어 순탄한 매각을 기대했지만 시장에선 관망세가 짙었다. 현재 매각을 기다리는 보험사 중에서도 손해보험사와 생명보험사 간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19일 MG손해보험 매각 본입찰은 '무응찰'로 유찰됐다. 예비입찰에 참여했던 미국계 사모펀드(PEF) JC플라워와 국내 PEF 데일리파트너스 모두 참여하지 않았다.
MG손보 매각 시도는 이번이 세 번째다. 2022년 금융위원회로부터 부실 금융회사로 지정됐고, 예금보험공사의 매각 작업이 시작됐다. 매각 주관사인 삼정KPMG는 작년 3월부터 세 차례 매각을 시도했지만 모두 무응찰, 혹은 경쟁 미성립으로 무산됐다. 국가계약법상 복수의 후보가 응찰해야 개찰이 진행된다.
시장의 반응이 뜸한 이유로는 막대한 정상화 비용이 꼽힌다. 매각가는 2000억~3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되지만, 인수 후 지급여력비율(K-ICS)을 끌어올리려면 총 1조원 가량의 비용이 투입돼야 한다는 전망이 나온다.
MG손보의 K-ICS 비율은 지난 1분기 기준 52.1%인데, 금융당국은 이 비율을 150% 이상 유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예보가 건전성 개선을 위해 약 4000억~5000억원을 지원할 가능성도 관측되지만, 정상화까지는 최소 8000억원의 자금이 필요하다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앞서 롯데손해보험 역시 본입찰에 실패하고 상시매각으로 전환됐다. 예비입찰에 참여했던 우리금융이 발을 빼면서 매각 기대감이 급감한 상황이다. 롯데손보의 경우 MG손보와 달리 우량한 손보사로 꼽히지만 시장 기대보다 비싼 가격 탓에 인수가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MG손보의 경우 경과조치를 적용해도 지급여력비율이 52% 수준으로 정상화까지는 갈 길이 멀다"며 "롯데손보는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지만 새 회계기준에 따른 것일 가능성이 있어 업계에서도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작년 새 회계기준(IFRS17)이 도입되면서 보험업계 실적이 일제히 개선됐다. 작년 손보사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50.9% 뛰었고, 올해 1분기에도 전년동기 대비 15.4% 증가했다. 롯데손보는 작년 말 당기순이익 3016억원을 달성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실적 개선에 힘입어 이들의 몸값이 오를 것이란 기대감도 있었지만, 결국 매수자들은 관망을 택했다.
현재 매각을 추진 중인 보험사가 여럿 남아 있고 IFRS17이 안착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한 만큼 서두를 이유가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KDB생명, ABL생명, 동양생명, 롯데손해보험, 악사손해보험 등이 시장에서 거론된다. 특히 우리금융이 생명보험사인 동양생명·ABL생명 패키지 인수로 선회하면서 생보사의 가치를 더 높게 판단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보장성 상품 중심의 손보사가 IFRS17 상 실적에 유리할 순 있지만, 회계기준이 자리 잡으면 거품도 걷히고 내실이 드러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비금융 포트폴리오 강화를 원하는 금융그룹 입장에선 종신보험 등 장기 상품에 집중하고 있는 생보사가 롱런하기에 적합하다고 봤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하은 (haeun@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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