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증권 “하반기 엔화 강세 압력…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본격화”

이정윤 2024. 7. 23.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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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달러·엔 환율 161엔→156엔으로 하락
하반기 日정부 기조 전환·내수 회복·달러 약세
日주요 인사 “엔저, 내수 부진 이끌어” 우려
가계 소비 회복 가시화…내수 기반 성장 기대
앤캐리 트레이드 청산·GPIF 일본 주식 확대 주목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교보증권은 엔저(엔화 약세)에 대한 일본 정부의 기조 전환, 내수 회복 기대 등으로 인해 하반기에는 엔화가 강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하반기에는 일본 금리가 오르고 미국 금리가 내려갈 것으로 보고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도 본격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교보증권은 23일 리포트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이 낮은 엔화 가치에 문제를 제기하고, 일본 재무성이 엔화 추세 전환을 위해 약 5~6조엔 규모의 자금을 투입함이 알려지는 등 직간접적인 외환시장 개입이 엔화 가치 상승 움직임에 주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최근 달러대비 161엔 선까지 상승했던 엔화는 7월 이후 강세 폭을 확대하면서 156엔까지 절상됐다.

이같은 엔화 강세는 한시적인 이슈가 아니라 중장기적으로도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신윤정 교보증권 선임연구원은 “엔저에 대한 정부 스탠스 전환, 내수 회복 기대, 달러 약세 등으로 엔화 절상 추세는 이어질 것”이라며 “하반기에는 엔화 수요 확대에 따른 절상 압력이 예상보다 크게 나타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우선 정부 차원에서 ‘엔저 장기화’가 부담이라는 인식이 형성되었다는 점이 엔화 모멘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실제로 일본 정부는 9월 총리 선거를 앞두고 있는 만큼 엔저를 바라보는 스탠스를 변화했다.

기존의 엔화 약세를 통해 수출 가격 경쟁력 확보와 관광 수입 확대 등의 언급은 제한되고, 기시다 후미오 총리를 중심으로 일본 주요 인사들은 엔저가 내수 부진을 이끌어낼 수 있음을 우려하고 정부 차원의 대응을 진행할 것을 약속하고 나섰다.

또한 가계 소비 회복이 가시화되면서 일본 경제의 내수 기반 성장이 기대된다는 점 역시 엔화 강세 요인으로 연결되고 있다. 올해 1월부터 실질 임금 상승률은 플러스 전환했으며 위축됐던 가계의 소비 기조 역시 개선되는 모습이다.

아울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9월을 기점으로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하고 미국 내 내수 둔화가 이어지는 등 달러 레벨이 하향 조정될 것이라는 점 역시 엔화의 절상 움직임에 힘을 더할 것으로 보인다.

신윤정 선임연구원은 “엔화의 가치가 실질적으로 개선되는 흐름이 나타남에 따라 앤케리 트레이드 청산과 일본공적연금펀드(GPIF)의 일본 주식 비중 확대 움직임이 나타남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엔캐리 트레이드는 금리가 저렴한 엔화로 미국 채권 등 해외자산에 투자하는 것을 의미한다. 금리가 낮을 때는 엔캐리 트레이드를 통해 상당한 이익을 얻을 수 있었는데 금리가 오르고 엔화가 강세로 돌아서면 엔화 투자자들은 그만큼 환손실을 입게 된다. 엔화로 투자한 자산을 팔고 자금을 회수하는 것이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이다.

하반기 엔화의 절상 움직임이 나타나는 가운데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정상화와 지정학적 리스크로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점진적으로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요건이 총족될 것이란 관측이다.

신 선임연구원은 “이번 엔캐리 트레이드에 누적된 자금 규모가 큰 상황에서 엔·달러 캐리 수익 지수가 이미 피크아웃(정점 후 하락)을 진행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가까운 시일에 청산 움직임이 실질적으로 진행되면서 엔화 수요 증가로 연결될 것”이라고 했다.

또한 GPIF가 자국 자산 비중을 확대하는 포트폴리오 개편을 앞두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일본은 연금 수익률 개선을 위해 해외자산 보유 비중을 확대해왔으며 2023년 기준 전체 자산의 약 49%까지 해외 주식과 채권을 보유했다. GPIF의 5년 주기의 투자전략 변경을 앞두고 엔저의 장기화 우려에 따라 달러 자산을 매각하고 엔화로 재투자를 진행하는 방안이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는 “GPIF의 해외자산이 대부분 미국 시장을 기반으로 두고 있으며 운용 방식이 일본의 주요 기금과 보험사 운용에도 함께 영향을 미치는 만큼, 일본으로의 자산 유입 흐름이 엔화를 지지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정윤 (jyoo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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