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데스타운', 그럼에도 계속될 세상을 구원할 노래[TF리뷰]
과거·현재·미래를 관통하는 사랑 이야기
10월 6일까지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
뮤지컬 '하데스타운'은 시작이 어딘지 알 수 없는 오래된 신화 속 이야기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갑작스럽게 죽음을 맞이한 아내 에우리디케를 되찾기 위해 지하 세계로 향하는 오르페우스 신화를 추위와 배고픔에 맞서 생존하려는 강인한 모습의 에우리디케와 봄을 불러올 노래를 쓰는 낙관적인 오르페우스의 만남으로 재탄생시켰다.
또한 사계절 중 봄과 여름은 지상에서, 가을과 겨울은 지하에서 남편 하데스와 보내는 페르세포네는 자유와 즐거움을 만끽하는 페르세포네와 광산에 비유된 지하 세계의 왕 하데스로 그려진다. 두 인물은 그동안 봐왔던 신들과는 또 다른 모습으로 등장해 작품의 한 축을 담당한다.
이를 뒤늦게 알아차린 오르페우스는 에우리디케를 구하기 위해 하데스타운으로 향한다. 그곳에서 그는 노래를 부르며 하데스타운의 노예들을 각성시키고 하데스의 마음도 움직인다. 그렇게 두 사람을 풀어주기로 한 하데스는 손을 잡거나 옆에서 걸어서도 안 되고 도착할 때까지 뒤를 돌아보지 말라는 조건을 붙인다. 하지만 오르페우스는 지상에 거의 다다랐을 무렵 결국 뒤를 돌아보고 에우리디케는 다시 지하 세계로 떨어진다.
그럼에도 극은 시작과 똑같이 재즈 바에서 에우리디케를 처음 만나는 오르페우스로 끝난다. '하지만 그럼에도 우린 부르리라. 중요한 것은 결말을 알면서도 다시 노래를 시작하는 것. 이번에는 다를지도 모른다고 믿으면서. 내 친구에게 배운 교훈이죠'라는 헤르메스의 대사와 함께 말이다.
작품은 끊임없이 노래와 음악으로 스토리를 전달하는 송스루 뮤지컬(sung-through musical, 작품의 시작부터 끝까지 대사 없이 노래로만 이루어진 뮤지컬)이다. 계절의 순환을 삶의 여정에 빗댄 신화 속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 하데스와 페르세포네의 사랑 이야기는 궁극적으로 시대의 불안과 의심, 구원과 삶의 희망을 노래하며 누구나 공감할 수 있게 다가가고 과거와 현대를 관통하는 철학적인 메시지도 남긴다.
여기에 빼놓을 수 없는 게 배우들의 앙상블이다. 작품의 시작과 끝을 알리며 오르페우스에게 지하 세계로 가는 길을 인도하는 헤르메스 역의 강홍석은 소울풀한 목소리로 공연장을 장악한다. 초연에 이어 이번에도 오르페우스로 분한 박강현은 가성과 진성을 오가며 난이도가 높은 넘버를 완벽하게 소화한다. 그가 노래를 부르면 뒤틀린 세상도 바로잡을 수 있는 인물의 설정을 안정적인 연기력과 매력적인 보컬로 이해시킨다.
하데스 역의 김우형은 중저음으로 강렬한 카리스마를 발산하고 페르세포네로 분한 김선영은 통통 튀는 매력으로 관객들을 매료시킨다. 특히 실제 부부인 두 사람의 '케미'도 관전 포인트다.
2021년 한국에서 처음 막을 올린 '하데스타운'은 2022년 대구와 부산 공연까지 총 233번의 무대를 선보였고 제6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최고의 영예인 대상을 비롯해 남자 주연상 여자 조연상까지 수상해 3관왕이라는 압도적인 기록을 세웠다.
이렇게 주어진 일상에 최선을 다하며 내일은 오늘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노래하는 '하데스타운'은 오는 10월 6일까지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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